이한구 “시원찮으면 잘라야”… 與, 현역 물갈이 술렁

시작부터 金 대표와 대립각… 공천전쟁 본격화

이한구 “시원찮으면 잘라야”… 與, 현역 물갈이 술렁 기사의 사진
이한구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이 5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상향식 공천에 대한 부정적 견해를 피력하고 있다. 이병주 기자
새누리당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4월 총선에서 현역 물갈이 필요성을 연일 강조하고 나서자 당이 술렁이고 있다. 그는 ‘컷오프’라는 용어는 사용하지 않았지만 “시원찮은 놈은 잘라내겠다”며 현역 부적격자에 대한 경선 배제 원칙을 거듭 주장했다. 당장 비박계를 중심으로 ‘상향식 공천 원칙 확인’을 촉구하는 연판장이 도는 등 집단 움직임이 감지됐다.

이 위원장은 5일 라디오에 나와 “20대 국회는 19대 국회보다 훨씬 나아져야 한다”며 “그러려면 19대 국회에서 능력 부족이 확인된 사람을 걸러내는 게 먼저”라고 말했다. 또 “출마자가 5∼10명이 나오면 현실적으로 정보도 부족하고 조사하는 데 경비도 많이 들어 압축할 수밖에 없다”며 “압축 과정에서 그런 사람을 걸러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김무성 대표의 상향식 공천 원칙을 국회 선진화법에 비유하며 “제도가 아무리 좋아도 악용하는 것을 막지 못하면 엉뚱한 결과를 초래하지 않느냐”며 “상향식 공천 취지는 좋지만 (실천) 기반이 마련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천 과정에 세세한 것까지 다 당 대표와 상의하면 공정하게 이뤄질 수 없다”며 “중요한 방침은 최고위원회 동의를 얻어야 되는데 이 과정에서 논의하면 된다”고도 했다.

김 대표는 즉각 이 위원장 등 공관위원들을 집무실로 불러 비공개 면담을 통해 의견 조율에 나섰다. 김 대표는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전날 이 위원장이) 오해를 할 수 있는 발언을 하기는 했지만 언론에 보도된 만큼 그렇게 문제 있는 발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룰을 벗어날 수 없다는 원칙을 확인하고 뜻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양측은 격론 끝에 ‘당헌·당규대로’라는 원칙론에만 동의했을 뿐 공천 원칙에 대한 시각차는 좁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면담 후 이 위원장은 “19대 국회에서 별로 하는 일도 없이 세비만 축냈다 싶은 사람들을 다시 추천할 수 없다”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

김 대표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총선 예비후보자 워크숍에 참석해 “우리가 국민에게 공천권을 돌려드린다는 약속을 수백번 하지 않았느냐”며 “공천 룰은 누구도 손댈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관위 역할에 대해서도 “이미 확정된 룰대로 ‘관리’만 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는 걸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선을 그었다.

비박계를 중심으로 집단 반발 조짐도 나타났다. 김 대표와 가까운 김성태 의원은 이 위원장을 향해 “공관위원장은 경선을 총괄 관리할 뿐이지 독단적인 공천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자리는 아니다”고 비판했다. 그는 “당헌·당규상 상향식 공천, 국민에게 공천권을 돌려드리는 측면과 대치되지 않는지 명확하게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태경 의원은 이 위원장을 겨냥해 상향식 공천 원칙 준수를 촉구하는 성명서 발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심재철 권성동 김영우 김학용 박민식 안효대 조해진 황영철 김상민 김종훈 민현주 이노근 이이재 이종훈 의원 등 비박계 인사들이 대거 동참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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