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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소 5주년 맞는 소망교도소] 인성교육·믿음으로 교화… 재범률 일반 교도소의 15% 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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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여주 소망교도소 수용자들이 지난해 12월 교도소에서 열린 개소 4주년 기념 감사예배에서 세례를 받고 있다. 소망교도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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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기독교 민영교도소인 경기도 여주 소망교도소(소장 심동섭)가 다음 달 1일 개소 5주년을 맞는다. 소망교도소는 일반 국영교도소보다 현저히 낮은 재범률(재복역률)로 주목받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가 최근 발간한 ‘민영교도소 운영성과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6월 현재 소망교도소의 재범률은 3.36%다. 이는 최근 5년간 국영교도소 재범률 22%에 비해 현저히 낮다. 보고서는 또 소망교도소 운영으로 110억원이 넘는 국가재정 절감효과가 발생했다고 평가했다. 한국교회가 뜻을 모아 모금한 건축비와 후원금까지 합하면 국가재정에 400억원 가까운 기여를 한 셈이다. 소망교도소의 수용자(재소자) 인성교육 프로그램의 효과는 교정당국도 인정하고 있다. 국영교도소도 소망교도소의 인성교육 프로그램에 착안한 집중인성교육 과정을 지난해부터 도입해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소망교도소는 현재 20대부터 60대까지 350여명의 남성 재소자들을 수용 중이다. 출소자는 총 499명이다. 직원은 117명, 자원봉사자는 222명이다. 재소자는 입소하면 6∼8주 과정으로 기초인성교육을 받는다. 수업이 진행되는 동안 재소자들은 열혈 인문학도가 되고, 교도소 텃밭에서 땀 흘리며 배추와 상추를 키우는 농부가 되기도 한다. 이곳 재소자 10명 중 6명은 강력범이지만 수용실(거실)이 아닌 식당에서 교도관들과 같은 메뉴로 한솥밥을 먹는다. 강력범은 한곳에 모아두면 안 된다는 교정상식을 깬 것이다. 교도관들은 새로 들어오는 입소자 한 명 한 명을 따뜻하게 환영해준다. 교회 지도자들은 하나님을 믿게 된 재소자들에게 세례를 베풀기도 한다.

소망교도소 인성교육 프로그램의 원형은 브라질 ‘아파키(APAC) 교도소’에서 유래했다. 최근 소망교도소 심동섭 소장과 김무엘 교육교화과장, 유정우 연구관 등 3명은 브라질 미나스제나이스주 이타우나 지역에 위치한 아파키 교도소를 찾았다. 소망교도소의 인성교육 심화과정을 개발하고 민영 소년원 추진에 필요한 자료를 수집하며 운영체제를 벤치마킹하기 위해서다.

‘아파키’는 변호사이자 기자였던 마리오 오토보니 박사가 1972년 브라질에서 처음 시작한 인성교육 특화 비영리 민영교도소의 일반명칭이다. 현재 브라질에는 45곳의 아파키가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남미와 유럽, 미국 등 전 세계 60여곳의 교도소가 아파키를 모델로 하고 있다. 독일의 ‘제하우스’도 아파키를 모델로 설립된 민영 소년교도소로 알려져 있다.

아파키는 ‘이웃사랑이 예수사랑’이라는 포르투갈어 문장의 머리글자를 모아 만든 슬로건으로, 오토보니 박사가 자신의 교정 프로그램을 지칭하는 단어로 사용했다. 78년 이 단어를 그대로 살려 아파키라는 이름의 비영리단체를 설립했다.

81년 아파키가 주목받게 된 사건이 발생했다. 상파울루주 자카레이시 교도소에서 일어난 폭동을 중재하던 프란츠 카스트로 아파키 부대표가 폭동현장에서 총격으로 사망한 것이다. 카스트로 부대표는 성직자를 꿈꾸던 젊은 변호사로 75년부터 오토보니 박사와 함께 아파키를 이끌었다. 아파키는 그의 희생을 기려 아파키의 공식명칭을 ‘프란츠 카스트로 홀르위즈 사회재통합센터’라고 부르고 있다.

아파키의 설립이념은 ‘수용자 회복’ ‘사회 보호’ ‘피해자 지원’ ‘회복적 정의의 실천’이다. 아파키 교도소에서는 재소자를 ‘리쿠페란도(회복자)’라고 부른다. 아파키 교도소 벽에는 ‘사람은 들어오고 죄는 밖에 머물라’ ‘두려워 말라 내가 너를 회복시킬 것이다’ ‘예수님과 우리는 하나다’ 등의 긍정적 글귀가 적혀 있다. 97년부터의 누적조사에 따르면 아파키 교도소에서 교화교육을 6개월 이상 받은 출소자의 재범률은 8%다. 브라질 전국 교도소의 재범률은 75%에 달한다. 매년 100여명의 국내외 학자 및 교정 관계자들이 아파키 교도소를 찾아 인성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연구와 조사를 하고 있다.

심 소장은 “이번 출장은 미국을 통해 간접적으로 알려진 ‘아파키 사역’을 직접 살펴보는 계기가 됐다”며 “국내에선 그동안 언어장벽 및 브라질 법제도에 대한 이해부족 등으로 아파키 교도소가 더 이상 운영되지 않는다는 우려가 있었으나 이번 참관을 통해 말끔히 해소됐다”고 말했다.

심 소장은 "오히려 이번 참관을 통해 종교적 인성교육을 통한 교화의 실효성이 검증돼 현지 교정당국에서 이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소망교도소와 한국공안행정학회는 오는 24일 오후 교도소 강당에서 '아파키 교도소'의 운영과 재소자 개선 효과를 소개하는 '개소 5주년 기념 콘퍼런스'를 개최한다. 주제는 '수용자의 인성교육 그리고 한국교정의 현주소와 과제'이다.

심 소장은 "우리나라 교정정책의 방향을 찾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생각한다"며 "사람을 가두는 교도소가 아니라 사람을 살리는 공동체가 된 소망교도소의 사역은 한국교회의 기도 및 관심과 함께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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