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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풍향계-박영범] 대기업 고용 더 늘려야

“청년고용을 외면하는 것은 대한민국 기업으로서 사회적 의무 저버리는 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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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통계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13년 기준 국내 영리기업은 537만7000개이며, 이 가운데 대기업은 4375개(0.1%), 중소기업은 537만3000개(99.9%)로 대기업과 중소기업 비율은 1대 99도 안 된다. 반면에 전체 종사자 수는 1784만6000명으로 이 중 대기업에 425만1000명(23.8%), 중소기업에 1359만5000명(76.2%)이 근무하여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고용 비율은 24대 76이다.

전경련은 이에 따라 “국내 기업생태계에서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9988’(우리나라 기업의 99%가 중소기업이고 종사자의 88%가 중소기업에서 근무한다)이 아니라 9976이며 1인 기업을 제외하면 9968”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기존 9988 분석은 직원이 5400여명인 스타벅스코리아의 559개 지점이 모두 중소기업으로 분류되다 보니 정확한 분류인 기업체 기준과 비교해 중소기업 종사자 수가 과대 계상되는 문제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전경련 주장에 대해 중소기업중앙회는 “2013년 기준 우리나라 중소기업은 341만6000개로 전체 사업체의 99.9%를 구성하고 있으며, 중소기업 종사자 수는 1342만2000명으로 전체 고용의 87.5%를 차지하고 있다”고 반박하였다.

대기업들의 단체인 전경련이 기업체 기준으로, 중소기업 단체인 중소기업중앙회가 사업체 기준으로 우리나라 고용에 대한 기여를 서로 자기에 유리하게 해석하는 것 자체가 아직 적절한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수많은 구직자, 특히 참담하게 고용절벽 앞에 서 있는 청년들에게는 분통이 터지는 일이다.

1995년 도입된 대학설립준칙주의에 의해 많은 대학이 생겨나 시장에 대졸자가 넘치는 반면,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청년층이 선호하는 대기업과 금융권이 핵심역량에 집중하면서 일자리가 기대만큼 늘어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오히려 1995년과 2006년 사이에 대기업 일자리가 50만명 이상 줄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현재 우리나라 기업들의 평균 정년이 55세인 것을 고려하면, 내년도에 정년이 법적으로 60세로 연장된다면 임금피크제 도입 등 노동시장 유연화 조치에 대한 노사정 합의가 불발되면서 기업들이 느끼는 비용적 측면에서의 압박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무직의 경우 정년 전에 이런저런 이유로 직장에서 밀려나는 경우가 많아 정년 연장에 따른 실질적인 효과는 노조에 의해 보호받는 대기업 생산직에 국한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법적으로 강제되기 때문에 파급력은 클 것이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노동연구원의 원장이 정년 연장에 따른 청년고용에 대한 부정적 효과를 줄이기 위해 주3일 근무제 도입을 주장했을 정도다.

내년도 정년 연장이 법적으로 강제되고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질 전망이지만 대기업들은 청년고용을 획기적으로 늘려야 한다. 전경련에 따르면 30대 그룹의 올해 투자계획은 136조여원으로 2013년 대비 19% 증가했지만, 신규고용 규모는 12만1800명으로 오히려 2만2300명 줄어든다.

청년들의 대학진학률이 70%가 넘는 상황에서 청년 일자리 문제의 심각성이 지속된다면 사회불안은 증폭될 것이다. 유럽 일부 국가에도 시행되었고 현재는 공공부문에만 강제되어 있는 청년의무고용제가 민간부문에도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그와 같은 상황이 오기 전에 자발적으로 대기업 집단이 청년 일자리 문제 해결에 팔을 걷어붙여야 한다. 특히 국민의 격려와 지지 속에 고속 성장한 대기업이 사상 최대의 사내 유보금을 쌓아 놓고 청년고용을 외면하는 것은 대한민국 기업으로서 사회적 의무를 저버리는 것이다.

박영범 산업인력공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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