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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풍향계-문흥호] 시진핑 방한과 한국 외교의 선택

“한반도 정세 변환기에 열리는 한·중 정상회담 통해 전략적 협력 관계 재확인될 것”

입력 : 2014-07-03 02:14/수정 : 2014-07-03 10:06
[시사풍향계-문흥호] 시진핑 방한과 한국 외교의 선택 기사의 사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한국을 국빈 방문한다. 지난해 6월 박근혜 대통령과 시 주석은 베이징 정상회담을 통해 전략적 협력의 내실화 및 한·중 관계의 미래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당시 베이징 정상회담은 보다 격상된 한·중 관계의 면모를 잘 보여 주었으며 특히 정치적 신뢰 증진과 한반도 평화통일에 대한 중국의 지지 표명은 중요한 성과였다.

시 주석의 이번 방한은 한·중 지도부의 상호 신뢰와 전략적 협력 수준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물론 한국으로선 어려운 외교적 선택에 직면할 가능성도 다분하다. 이와 관련하여 필자는 세 단어를 통해 한·중 정상회담의 의미를 짚어보고 한국의 전략적 선택지를 검토하고자 한다.

첫째, 이번 회담은 우선 ‘민감(敏感)’이란 말로 그 성격을 규정할 수 있다. 이는 미·중, 중·일의 힘겨루기가 점차 심화되고 그러한 갈등과 결부되어 중·러, 북·일, 북·러 관계가 복합적으로 변모하는 지극히 민감한 시점에 정상회담이 열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미국 일본 북한 등은 서울의 박-시 회담을 예의주시하면서 자국의 손익 계산에 골몰하고 있다. 주변국들의 주목을 받는다는 게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니지만 지금의 우리 입장에선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더욱이 사안에 따라 관련 국가들의 크고 작은 반발을 의식해야만 한다. 실제로 미국은 이미 한국 정부에 이런저런 불편한 심기를 노골적으로 표출하고 있다. 일본 역시 한·중 정상회담 결과를 주시하면서 한·일, 중·일, 북·일 관계의 좌표를 조정할 것이다.

둘째, 이번 회담의 또 다른 측면은 ‘전환(轉換)’이다. 서울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국과 중국은 자국의 대외전략 기조와 양국 관계의 질적 전환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타진할 것이다. 문제는 양국이 전환의 필요성은 공감하면서도 그 범위와 정도, 궁극적 목표에 있어서는 상이한 입장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그중에서도 한·중 양국을 가장 힘들게 하는 부분은 역시 미국, 북한 요인이다. 우선 한국의 입장에서 한·미 관계와 한·중 관계의 조화는 절체절명의 과제지만 우리 눈에 조화롭게 보이는 게 상대국엔 부조화, 심지어 파격으로까지 비칠 수 있다는 것이 고민이다. 미국을 겨냥한 중국의 전방위 ‘대전략(grand strategy)’에 말려들어서도 안 되지만 한·미 관계의 절대 불변을 고수한 채 중국과의 강도 높은 전략적 협력을 추구하는 것 역시 비현실적이다.

한편 중국의 고민은 북한에 있다. 시 주석이 북한에 앞서 한국을 방문하는 것 자체가 정책변화의 한 단면을 보여주지만 그 의미를 확대 해석해선 안 된다. 고우나 미우나 중국은 북한체제의 존속을 원한다. 한국에 대한 배려, 북한에 대한 모종의 압력, 미·일을 향한 메시지 전달 등의 전략적 고려가 내재되었을 뿐이다.

셋째, ‘실리(實利)’는 이번 회담 과정에서 시종일관 견지해야 할 원칙이다. 지적한 바와 같이 이번 회담은 한반도 주변 정세의 급속한 변환기에 한·중 관계 및 대외전략의 질적 전환을 상호 탐색하는 만남이다. 물론 양국의 우호적 접근에도 불구하고 내재된 갈등 요인을 일거에 해소할 수는 없을 것이다. 특히 북한 미국 일본과 관련된 군사안보적 현안은 물론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설립 등의 경제적 사안에서도 이견이 불가피하다. 여기에서 필요한 것은 한반도 평화·공영의 토대 구축에 유용한 국익의 실용적·이성적 판단이다.

결국 이번 정상회담은 전례 없는 우호 협력적 분위기 속에서 많은 성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사안에 따라 주변 국가들의 불만과 우려를 야기할 가능성이 병존한다. 또한 몇 차례의 정상회담으로 양국의 해묵은 현안을 모두 해결하기엔 역부족이다. 이는 우리의 외교 전략이 단기적 성과에 집착한 얄팍한 꾀가 아니라 통일한국을 염두에 둔 미래지향적 안목과 통찰력에 기반을 둬야 하는 이유다.

문흥호 한양대 국제학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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