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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풍향계―황병무] 중국 사회주의 길과 한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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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일은 중국 건립 60주년 기념일이다 1949년 9월 마오쩌둥(毛澤東)은 외쳤다. '중국인민은 국내외 억압자들을 물리치고 일어섰다.' 중국의 부상을 다짐하는 선언이었다. 그 발전의 속도는 엄청나게 빨랐다.

1990년 2월 26일자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국책연구소가 분석한 중국의 국력 등급을 게재했다. 1949년 중국의 국력이 세계 13위이지만 2010년 홍콩과 마카오의 국세를 포함하면 세계 5위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평가였다. 그 예측이 부정확했던 이유를 국력비교방법상에서 찾을 수 있지만 1980년대부터 본격화된 개혁 개방의 성과가 그렇게 크리라고 생각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중국의 개혁정치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실용주의 노선이다. 하지만 실용노선이 당·정 지도자들 간에 합의한 원칙과 방침 하에 일관성있게 추진되지 않았다면 오늘의 좋은 열매를 맺지 못했을 것이다.

中,성장과 안정 동시 추구

중국 사회주의 개혁 노선의 특징은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개혁 개방은 공산당의 영도 하에 반드시 사회주의 길을 걸으면서 마르크스 레닌주의, 마오 및 덩샤오핑(鄧小平) 사상의 기초 하에 실시한다. 이 원칙에 대한 당 지도자들의 확고한 신념 때문에 개혁과정의 논쟁은 '사회주의 대안'이 아닌 개혁의 '속도와 범위'에 한정됐다.

둘째, 개혁의 초점을 인민생활 개선을 위한 생산력 발전과 관련된 경제체제의 개혁에 맞추었다. 러시아와 달리 공산당에 대한 개혁, 즉 정치개혁은 배제했다. 따라서 정치적 안정을 유지한 가운데 계획경제체제를 시장경제체제로 단계적으로 전환할 수 있었다. 민영기업이 국내 총생산의 3분의 1을 차지하자 사영기업가의 공산당 입당을 허용했고 인민의 사유재산이 늘어나자 정부는 이를 법적으로 보장하면서 집체소유의 토지경작권도 매매를 허용했다. 이른바 중국적 특색의 시장경제체제를 구축해 나갔다.

셋째, 자원배분과 정책의 우선순위를 경제성장에 두었다. '경제력이 커질 때까지 군대는 인내하라' 1980년 대개혁 슬로건이다. 1997년 제정된 국방법은 국방예산의 증가율과 국민경제 발전수준의 연계를 명문화했다. 외교는 사회주의체제의 보호와 경제현대화에 철저하게 봉사해야 했다.

1972년 닉슨·저우언라이(朱恩來) 공동성명은 중국이 숙적인 미국과의 냉전을 해소해 경제 발전을 위한 평화로운 국제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첫 걸음이었다. 그 이후 현재까지 중국은 외교 핵심을 에너지, 자원, 시장을 획득하는 데 두고 있다.

미래 중국의 고속 성장을 방해할 수 있는 도전들은 적지 않다. 계층사회의 등장에 따른 인민대중의 다양한 욕구, 농촌과 도시 및 지역 간의 빈부격차, 소수민족의 분규, 대만문제 등이 도사리고 있다. 그럼에도 당정 권위체제는 앞으로도 성장과 안정의 두 가지 가치를 조화시키면서 중국적 사회주의 길을 꾸준히 열어갈 것이다.

중국의 발전 노선과 부상이 한반도에 주는 전략적 의미는 첫째, 중국의 힘이 미국의 세력에 근접해가고 있는 시점인 만큼 남북한은 한반도의 평화정착을 위해 중국의 협력을 이끌어내는 데 보다 많은 외교력을 쏟아야 한다. 남북의 대 중국 외교는 그 대결적 성격으로 인해 '죄수의 딜레마' 게임이 되기 때문이다. 남북이 대중 외교력을 강화하는 구조적 요인은 하루 빨리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하는 일이다.

전향적 對中외교 펼쳐야

둘째, 중국적 사회주의시장경제 모형은 북한에게도 주체사상을 기초로 개방의 사회주의 길을 걸을 수 있다는 반면교사다. 단, 사회주의 개방 개혁을 위해서는 중국처럼 평화로운 국제환경이 필요하다. 이 점에서 북한은 비핵화 결단을 통한 관련국들과의 관계 정상화를 이뤄야 한다. 셋째, 우리의 외교자세다. 한국은 국력 증대로 국격이 높아졌다. 중국의 부상에 대해 19세기 말의 피해의식을 떨쳐버리고 자신감을 가지고 화이부동(和而不同), 중국과 어울리면서 우리 입장을 고수·관철하는 전향적 외교를 펼쳐야 한다.

황병무(국방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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