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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이종원] 한·EU FTA 발효시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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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2개월의 협상 끝에 타결된 한·EU 자유무역협정(FTA)의 가서명이 다음달로 예정되어 있으며, 내년 상반기에 정식으로 발효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EU FTA는 리스본 조약 발효 이후 유럽대통령(유럽이사회 의장)과 외무장관(공동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이 취임한 다음에 발효하는 것이 우리에게 유리할 것이다. 리스본 조약 발효 이후에 한·EU FTA가 발효되면 EU 회원국에 대한 집행위원회(본부)의 권한이 강화되어 우리나라가 각 회원국들의 다양한 이해관계로부터 더 자유로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빠르면 내년 상반기 발효될 예정인 리스본 조약은 2006년 프랑스와 네덜란드에 의해 부결된 유럽헌법의 축소개정판으로 EU의 효율성과 민주적 정당성을 강화하기 위해 제정되었다. 이를 위해 이사회의 다수결 결정을 확대하고 집행위원의 수를 줄이며 정책수행의 단합성을 도모하기 위해 유럽이사회 의장과 공동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직을 신설한다.

리스본 조약 발효 지켜봐야

그렇게 되면 이사회와 집행위원회의 권한이 강화된다. 우리나라로서는 국민소득 8000달러부터 8만달러까지, 그리고 인구 40만명부터 8200만명에 이르는 27개 회원국의 다양한 이해관계에 얽매이기보다 강력한 단일 창구인 집행위원회와 협상하는 것이 유리하다. 따라서 가능하면 리스본 조약 발효 이후에 한·EU FTA를 발효시키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주지하는 바 세계 최대시장이며 최대 무역행위자인 EU와 우리가 FTA를 체결하게 된 것은 우리의 기회이자 도전임에 틀림없다. 그 사이 협상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관세환급과 원산지 기준에 대해 어렵게 합의에 성공했다.

이제 정식으로 발효가 되면 우리 경제에 어떤 효과가 있을지 알아보자. 우선 양국 모두에 이익이 발생할 것이며 또 그 전제 위에 산업별로 분석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수출 측면에서는 기존 주력상품인 자동차, 전자, LCD, 컬러TV 등에 관세율 인하로 인한 가격하락요인으로 EU 시장점유율을 높일 것이다. 수입에서는 의료, 화장품, 정밀화학, 자동차부품, 산업기계 등에서 EU의 국내시장 점유율 제고가 예상된다. 서비스시장의 경우, 우리나라의 대(對)EU 적자가 금융, 통신, 환경, 에너지, 법률 등의 분야에서 더욱 확대될 것이다. 농축산물의 경우, 돼지고기, 와인, 위스키, 낙농제품 등에서는 적자가 확대되며 우리 농가의 피해가 예상된다.

한·EU FTA의 전반적인 경제효과 분석결과에 의하면 경제성장과 후생수준은 장단기 모두 향상된다. 무역효과는 국가와 상품에 따라 다르게 나오지만 단기 및 중기에서는 적자로, 장기적으로는 수지가 개선되는 것으로 전망된다.

對日 무역적자 완화될 듯

종래 한국무역의 최대 과제 두 가지는 대일 무역적자와 대미 수출의존도 심화이다. 후자의 문제는 중국의 부상으로 해결되었으나, 전자의 경우는 해결은커녕 시간의 경과와 함께 오히려 확대되고 있다. 자생적인 해결능력을 상실한 우리에게 EU가 백기사로 등장하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는 자유무역협정을 통해 기계, 화학 등 부품, 소재를 중심으로 일본으로부터 EU로 수입선을 전환하게 되며, 따라서 만성적인 대일 무역적자는 점차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자동차업계가 한·EU FTA 소식에 긴장하고 일본과 EU와의 FTA 체결을 강력히 주문하고 있는 것은 그 반증으로 볼 수 있다.

EU와의 FTA 체결로 인한 기타 이익은 EU의 대한 직접투자 증가로 인한 고용 및 기술협력 증대를 들 수 있으며, EU와의 관계강화로 정치경제 분야에서의 대미 의존도를 다양화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자유무역으로 인한 피해산업에 대한 보상대책을 강구하는 동시에, 한·EU FTA 체결에 관한 적극적인 홍보 노력 또한 병행되어야 경제적 효과가 극대화될 것이다.

이종원 수원대 교수·연세-SERI EU센터 객원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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