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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풍향계―현영석] 세계 車산업의 생존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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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8년 창립돼 101년 역사를 가진 GM(General Motors)이 파산해 '한 시대의 종언(The end of an era)'을 고하고 있다. 77년 동안 세계 자동차 최대 생산업체로 지엠이 미국 제조업의 상징이었다면 이는 미국 제조업의 종언을 뜻하기도 한다.

이제 GM과 크라이슬러의 파산에 따라 생기는 공간을 차지하기 위해서 '남부의 디트로이트'인 미국 남부 지역에 진출해 있는 한국, 일본, 독일 자동차 기업들은 중소형, 고연비, 친환경차 부문에서 진검 승부를 하게 될 것이다. 한편 권토중래를 노리는 뉴GM 등 미국 '빅3'의 와신상담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도 눈여겨보아야 할 것이다.

中·러, GM파산으로 실리 챙겨

1937년 창립된 도요타자동차는 1950년 이후 50여년 만에 처음으로 2008년 영업이익 적자가 났으며 올해도 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도요타는 오는 7월 도요다 가문의 아키코 현 부사장을 최고경영자로 발탁하여 그간 확장 정책에서 벗어나 기본에 충실하자는 원칙하에 대대적인 원가절감을 통한 경쟁력 강화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자동차산업 격랑 속에서 조용히 잇속을 챙기고 있는 곳은 중국과 러시아다. 중국 기업은 GM 허머사업부를 전격 인수했고 현재 매물로 나와 있는 사브, 볼보 등의 인수도 노리고 있다. 러시아는 캐나다 부품사 마그나와 같이 독일 오펠을 인수했다. 폭스바겐은 소형차로부터 포르셰와 같은 고급차까지 다양한 차종으로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해 올해 판매량에서 도요타와 세계 1, 2위를 다투고 있다.

우리 문제를 살펴보자. 법정관리 중인 쌍용차는 청산과 회생의 갈림길에서 대규모 해고로 큰 진통을 겪고 있다. GM대우는 일단 모기업 GM 파산 후 굿 GM에 편입되어 일단 한시름 놓았으나 유동성 문제에 직면해 있다. 현대기아차는 미국에서 실직자 자동차 되사주기와 같은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으로 지난해 4.4% 수준의 시장점유율을 올해 7.6%까지 끌어올려 닛산을 추월하는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향후 모든 자동차 기업들이 중·소형차 부문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사활을 건 노력을 전개하고 있어 우리에게도 직간접적인 도전이 될 것이다. 격랑 속에 있는 세계 자동차산업 생존경쟁 파고를 헤쳐나가기 위해서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노사관계 안정이 국내 과제

우선 쌍용차 및 GM대우 문제다. 이 두 회사는 산업은행이 외환위기 이후 해외에 매각한 회사인데 산은은 여전히 이 두 회사의 최대 채권자와 투자자로서 남아 추가 융자를 해야 하는 어려움에 처해 있다. 따라서 이제라도 외환위기 이후 국내 자동차 기업 해외 매각 과정에서 산업 발전보다 금융 논리가 지나치게 강조된 결정이 아니었는지 반성해봐야 할 것이다. 또 이러한 맥락에서 산은이 주도하는 쌍용차 및 GM대우의 지배 구조 개편 가능성을 이 두 회사 문제 해법으로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둘째, 중·소형 자동차 및 친환경 자동차 기술 역량을 확보할 수 있는 인수·합병 또는 전략적 기술 제휴 가능성을 세계 전체 산업을 대상으로 적극적으로 탐색해야 한다. 여기에는 국내 자동차업체와 전자업체 간의 적극적인 제휴도 포함된다.

셋째, 향후 자동차 경쟁은 환경 변화에 발 빠르게 대처하는 유연성 경쟁이 될 것이다. 각국에 흩어져 있는 해외 공장들 현지 시장과 세계 환경 변화에 민첩하고 유연하게 대응하여 최소 재고로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는 있는 글로벌 연계 유연성을 크게 강화해야 한다.

끝으로, 세계 최강으로 부상한 우리나라 조선 및 반도체산업 경쟁력의 원천으로 안정적인 노사관계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 자동차산업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현영석 한남대 교수·경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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