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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풍향계―유영옥] 개성공단 폐쇄도 각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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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 출범 직후부터 이 대통령과 정부를 비난해온 북한의 대남 압박 책동이 점입가경이다. 열거하기도 지겨울 정도다. 북한은 금강산관광 중단, 개성관광 및 경의선 철도 운행 중단, NLL 폐기 선언, 대포동 미사일 발사 준비 등에 이어 지난 9일에는 키 리졸브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빌미로 남북 간 군 통신선을 차단하고 개성공단 통행을 차단했다. 이후 북한은 20일 훈련이 끝날 때까지 통행 차단, 허용을 여러 차례 되풀이했다.

이 같은 개성공단의 차단과 통행 허용 술책은 공단에 입주한 130여개 업체와 1800개 협력업체의 장래를 불투명하게 만들었다. 개성공단 기업협의회는 16일 성명을 내고 ‘개성공업지구법상 기업 활동 보장의 원칙에 합당하게 통행을 즉각 정상화하고, 남북 당국이 이러한 상황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보장해 달라’고 촉구했다. 22일 현재 군 통신선과 통행은 일단 정상화됐으나 근본적인 보장책은 여전히 없다.

北의 對南 압박 점입가경

북한은 지난해 11월 남한 민간단체의 대북 삐라 살포와 남한 정부의 유엔 대북 인권결의안 공동 제안을 문제 삼았다. 그러나 삐라는 계속 북으로 날아갔고, 우리 정부는 유엔 인권결의안을 포기하지 않았다. 북한의 협박이 통하지 않은 것이다. 북한은 여기서 밀리면 이명박 정부 내내 남북 관계 주도권을 빼앗길 것이란 위기감으로 인해 개성공단에 대해 강경 조치를 취했다.

개성공단 운영에 관한 남북 간 합의는 2002년 12월8일 체결된 개성공업지구 통신에 관한 합의서, 통관에 관한 합의서, 검역에 관한 합의서와 2004년 1월29일 합의한 개성공업지구와 금강산관광지구의 출입 및 체류에 관한 합의서 등 총 4개다. 이 중 개성공단 출입 및 체류에 관한 합의서 4조에는 ‘북측은 (남측의 권한 있는 당국과 지구 관리기관이 발급한) 증명서를 소지한 인원에 대해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출입을 보장한다’고 되어있다.

따라서 북한의 개성공단 출입 차단은 명백한 합의 위반이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북한의 이러한 조치에 대응할 방안이 없고, 선언적 성격의 모호한 신변 안전보장 조항만으로는 실질적 안전이 확보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이번 일로 드러났다는 데 있다. 남북 간 합의서는 남북관계의 특수성상 국가 간에 적용되는 국제법적 효력도 없다. 결국 지난 10년의 남북경협은 허물어지기 쉬운 모래 위에 세워졌던 셈이다. 이런 형편인데도 통일부는 북한에 대해 여전히 미온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정부가 개성공단 입주 기업의 투자 손실 보장 장치로 마련한 남북교역·경협보험도 조건이 까다롭다. 토지, 건물 등 설비투자에 한해 최대 90%까지 100억원 한도에서 보상해주지만 북한의 투자 재산 몰수·박탈·전쟁·내란 등의 위험으로 한정돼 있다. 체류 인원 감소에 따른 피해는 보상받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건에서도 증명됐듯이 합의서에 허점이 많은 만큼, 대화를 통해 합의서 12조에 명기된 ‘출입·체류 공동위원회’ 구성을 서둘러 그 보장책을 마련해야 한다.

사상누각 입증된 남북경협

개성공단사업은 관광사업과 달리 한번 중단되면 재개하는 데 엄청난 비용이 들어간다. 천연자원이나 유적은 사람들의 손길이 멈추면 오히려 활력을 얻지만, 기계나 장비들은 녹이 슬게 마련이다. 북측에도 이를 충분히 인식시켜 설득해야 한다. 끝내 설득으로 통하지 않으면 국제공조체제를 유지하며 국제적인 압력을 가해야 한다. 북한에는 우리나라 이외에도 중국 일본 태국 홍콩 싱가포르 유럽연합이 투자한 기업들이 있다. 이들과 연합하여 공동 대처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것이다.

아울러 최근 북한이 개성공단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한다면 포기해야 한다는 국민 비율이 50.4%로 나타났듯이(동서리서치 여론조사) 개성공단이 언제라도 우리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하는 북한의 도발 표적이 될 수 있다면 공단 폐쇄까지 각오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놓고 있어야 한다.

유영옥(경기대 국제대학장·북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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