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주의가 극대화하는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은 한국교회가 내년 목회 방향을 ‘복음의 본질 회복’과 ‘영적 돌봄 강화’에서 찾아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사단법인 미래목회포럼(대표회장 황덕영 목사)이 23일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10월 오찬포럼을 개최했다. 주제는 ‘2026년 한국교회 트렌드와 목회계획’이다. 포럼은 내년 한국교회가 마주할 사회 트렌드(추세)를 살피고, 그에 걸맞은 목회 계획은 어떻게 수립해야 할지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주 강연자로 나선 최윤식 아시아미래인재연구소장은 미래학자로서 “각 교회의 평균 50% 정도는 1인 가구 교인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점차 교회 안팎에 ‘초개인화’ 현상이 두드러질 것이라 봤다. 그는 “획일적인 신앙생활 방식에서 벗어나 개인의 영적 여정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사람들의 인식이 변화하고 있다”며 “각 성도가 추구하는 신앙의 방향성도 점점 다양해지고 주관적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그는 각 교회가 개 교인의 관심사와 필요에 맞춘, 질적으로 단단한 소그룹 공동체를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특히 그는 “성도들은 점점 영적 가치, 의미 있는 관계를 원하게 될 것”이라며 “복잡한 사역을 줄이고 복음의 본질에 집중하는 ‘심플처치’가 부상할 것”으로 관측했다. 교회 규모 개념도 교인 수에서 사역 영향력으로 다시 정의되고, 작지만 강한 교회 추세가 가속할 것이라 봤다.
최 소장은 “출석 및 헌금 관리 같은 교회의 반복적 행위는 AI 비서를 통해 자동화가 가능하다”며 “소수의 헌신 된 사역자가 대규모 사역을 감당 할 수 있게 돼 선교와 복음 전파의 효율성이 극대화될 것이다”고 말했다.
최 소장은 또 시간이 걸리는 영성 훈련 즉 ‘느린 영성’의 가치가 재발견되고, AI가 제공할 수 없는 인간적 따뜻함과 공감 같은 동행의 가치가 강조될 것이라고 했다. 이에 그는 “목회자는 AI가 할 수 없는 영적 돌봄, 공감적 상담에 집중해 ‘번 아웃’(육체·정신적 탈진)을 줄이고, 사역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그는 “현대사회에서 우울 등 이른바 ‘마음의 병’ 치유가 점점 중요해지는 데 완전한 치유는 복음과 성경 말씀으로만 가능하다고 본다”며 “교회가 치유 회복 사역을 강화해 상처를 나누고 치유 받을 수 있도록 안전한 공동체를 형성하고, 전문 상담 서비스와 연계하는 등 정신과 영적 건강에 있어 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교회의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채 세상의 유행을 쫓는데 급급하거나, 저출산 문제 등의 대응에 있어 통계 수치에 매몰돼 지나치게 비관적일 필요는 없다고 했다. 정확한 이해와 객관적인 판단을 바탕으로 교회 현실에 맞는 맞춤 대응이 중요하다는 취지다.
최 소장은 “어디까지나 교회의 본질은 복음 전파에 있다”며 “교회와 복음의 본질을 올바로 세우는 데 있어 중요한 도구 중 하나가 트렌드이며, 트렌드에 대한 올바른 이해는 목회자와 세상을 다리 놓는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임시영 신수동교회 목사는 논찬자로 나서 “목회계획은 불확실성의 시대에 교회를 선교 지향·관계 회복·다음 세대로 재정렬하는 가장 온전한 길이다”며 “오늘의 또렷한 계획이 내일의 성숙을 낳고, 그 성숙이 다시 우리의 사명을 더 선명하게 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규호 큰은혜교회 목사는 “한국교회가 신학적 기준과 지역성·교단성·교회 규모별 상이성을 고려해 내년도 트렌드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본다”며 “우리의 목표는 ‘트렌디한 교회’가 아니라,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복음으로 사람을 살리는 교회다”고 논찬했다.
포럼에는 미래목회포럼 이상대(이사장) 황덕영(대표) 목사 등 회원 목회자들이 참석했다. 황 목사는 “시대 상황은 여러모로 불안하지만, 오늘 포럼을 통해 내년 목회 계획을 하나님 뜻에 잘 맞추고, 하나님 주신 지혜를 얻어가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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