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임대시장에서 ‘코리빙’(공유 주거)이 주목받고 있다. 침실과 화장실 등 개인 공간은 독립적으로 사용하면서 주방과 거실은 함께 쓰는 형태다. 최근 1인 가구도 증가하면서 공유 주거가 임대차 시장에서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다.
3일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전국 1인 가구는 782만9000명으로 전체의 35.5%를 차지했다. 여기에 장래가구추계 자료를 보면 2027년 기준 전국의 1~2인 가구 비율은 전체 가구의 약 67.7%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은 특히나 일자리와 학업 등 청년층 인구 이동이 많아 2023년 기준 전체 414만가구의 39.3%인 162만 가구가 1인 가구로 집계됐다. 2015년(111만 가구)과 비교해 8년 만에 51만가구가 늘어난 셈이다.
국내에서는 2010년대 후반부터 코리빙 시장이 태동하기 시작했다. KT에스테이트, SK디앤디(D&D) 등이 코리빙 시장에 뛰어들었다. 코로나19로 공용 거실·주방 외에 운동 공간 등 다양한 공용 커뮤니티 시설을 제공하는 ‘레이어드 홈’ 개념이 나타나면서 코리빙이 임대차 시장에 트랜드로 자리 잡았다.
코리빙은 다른 1인 주거에 비해 다양한 공용 공간을 갖추고, 주거 공간의 독립성을 갖췄다는 것이 장점이다. 그러나 임대료가 높은 것은 단점이다. 알스퀘어가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서울 코리빙 임대계약을 분석한 결과 중위 임대료는 90만원으로 일반 월세보다 높은 편으로 나타났다. 전용면적(㎡)당 임대료는 용산구 기준 오피스텔보다 2.6배 비쌌다.
이러한 단점에도 불구하고 임대 공급과 수요가 늘고 있다. 서울시 코리빙 하우스 공급은 올해 2월 기준 7371가구로, 지난 2016년과 비교해 9년 새 4.8배 증가했다. 임대 수요도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연평균 22% 증가했으며, 지난해 임대차 계약은 2023년과 비교해 29% 늘었다.
유연한 임대 계약도 장점이다. 지난해 서울 코리빙 임대차 계약 659건 기준 ‘12개월’이 65.3%(430건)로 가장 많았고, ‘6개월’이 16.5%(109건)로 나타났다. ‘1~5개월’의 단기 계약은 7.3%(48건), ‘13~26개월’의 장기 계약은 5.2%(34건)로 상대적으로 유연한 계약이 가능했다.
최근에는 반려동물 가구 증가에 발맞춰 동반 거주를 허용하는 코리빙도 나타나고 있다. 나아가 전용 출입문, 맞춤형 가구, 논슬립 바닥 등 반려동물 친화 설계를 도입하고 펫 파크, 전용 목욕시설 등의 반려동물 공용 공간을 도입하는 사례도 있다.
최규정 알스퀘어 선임연구원은 “1인 가구 증가와 높은 PIR(주택가격소득비율)로 인해 서울 주택시장 진입이 어려워지면서, 특히 업무지구 배후와 대학가에서 코리빙 수요가 늘고 있다”며 “기업들이 커뮤니티 시설 강화, 반려동물 친화 등 차별화된 서비스로 코리빙 시장에 진입하며 경쟁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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