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현장에서 목숨을 잃은 노동자들의 희생을 기리는 산재 희생자 위령탑이 울산에 처음으로 세워진다. 광역자치단체가 주도해 노사민정 합의로 건립한 전국 첫 사례다.
울산시는 30일 오후 3시 30분 울산대공원 동문에서 ‘울산 산재 희생자 위령탑’ 제막식을 개최한다. 위령탑 설치는 2023년 울산노사민정협의회가 제1호 안건으로 심의·의결하면서 공식화됐으며, 노동계와 경영계, 시민, 지방정부가 함께 디자인부터 제작까지 참여한 상징적 결과물이다.
이날 행사에는 김두겸 울산시장, 이성룡 울산시의회 의장, 이윤철 울산상공회의소 회장, 김충곤 한국노총 울산지역본부 의장, 조창민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 수석부본부장 등 20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행사는 위령탑 제작 경과보고, 추모 합창, 제막, 묵념 등의 순으로 엄숙하게 진행된다.
울산은 1962년 특정 공업지구로 지정된 이래 산업 수도로 성장해 왔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수많은 산업재해 희생자와 유가족의 아픔이 있었다. 시는 이번 위령탑을 통해 이름 없이 쓰러진 노동자들을 기억하고, 그들의 헌신이 도시 발전의 기반이 되었음을 시민들과 함께 되새기겠다는 뜻을 담았다.
이번 제막식은 올해 처음 제정된 ‘산업재해 근로자의 날’(4월 28일)과 추모 주간에 맞춰 개최돼 의미를 더했다. 한국노총의 근로자의 날 기념행사와도 연계해 진행된다.
김 시장은 “이번 위령탑은 단순한 조형물이 아니라, 소중한 생명을 잃은 희생자들과 유가족의 아픔을 시민 전체가 함께 기억하겠다는 약속”이라며 “각계각층이 함께 제작에 힘을 보탠 것처럼, 고환율과 글로벌 공급망 불안 등 현재 울산이 마주한 도전도 시민 모두가 함께 힘을 모은다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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