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홈플러스카드 멤버십에 누적된 포인트가 114억원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무상 적립형 포인트는 기업이 부도나거나 형편이 어려워지면 보상받기 어렵다. 법적으로 상환의무가 있는 채권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최악의 경우 휴지조각이 될 우려도 제기된다. 홈플러스를 둘러싼 경영위기가 쉽사리 해소되지 않으면서 소비자들의 불안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18일 국민일보가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실로부터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 10일 기준 홈플러스에 쌓인 멤버십 포인트는 약 114억원에 달한다. 적립 포인트 금액은 각각 대형점포 약 61억원, 기업형 슈퍼마켓(SSM) 9억4000만원, 미설정(영업점 구분없음) 43억원이다.
홈플러스 마이멤버십카드 포인트는 물품을 구매하거나 이벤트를 통해 적립되는 무상 포인트로 분류된다. 소비자에게 추가 비용 없이 제공된다는 점에서 채권으로 간주되지 않아 변제 대상이 아니다.
이번 홈플러스 사태를 계기로 홈플러스의 경영위기가 최악의 상황에 치달으면 포인트의 가치는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 홈플러스 마이멤버십서비스 약관 15조는 “회사(홈플러스)가 서비스를 종료하고자 하는 날로부터 3개월 이전에 본 약관에 규정된 통지 방법을 준용해 회원에게 통지한다”며 “포인트 소멸일 이후 미사용 잔여분은 소멸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계열사가 없는 단독법인이라는 점에서 포인트 보상 관련 안정성이 다소 떨어지는 편이다.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계열사 간 연동이 가능한 포인트 운영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신세계포인트 약관에 따르면 서비스 종료 또는 폐쇄일까지 사용되지 않은 포인트는 현금 또는 신세계상품권으로 보상된다. 롯데마트 오프라인 전용 포인트 멤버십 스노우 플랜은 서비스가 종료할 경우 엘포인트로 전환 가능하다.
홈플러스는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한 이후 멤버십 포인트와 관련해 별도의 안내를 하지는 않았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모든 부분에서 정상영업 상태를 기준으로 운영하고 있다. 기존과 달라진 점은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홈플러스는 내년 3월부터 마이홈플러스 멤버십 적립식 포인트 유효기간을 기존 2년에서 3년으로 늘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의원은 “사모펀드의 경영 실패로 소비자들이 장기간 홈플러스를 이용하며 쌓아온 포인트까지 증발할 위기에 처했다”며 “국민의 재산이 강제 몰수되는 것과 다름없다.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박성영 기자 ps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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