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과 캐나다의 관계가 악화하면서 캐나다의 일부 카페가 ‘아메리카노(Americano)’를 ‘캐나디아노(Canadiano)’로 메뉴명을 변경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전쟁 선포를 시작으로 반미 감정이 확산하고 있다.
캐나다 토론토의 카페 벨렘이 최근 메뉴판에서 아메리카노를 지우고 캐나디아노로 바꿔 적었다고 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 매체 워싱턴포스트(WP)가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카페 주인인 윌리엄 올리베이라는 “자신의 가게가 ‘정치적 장소’가 되길 원치 않는다”면서도 “다른 이들에게 밀려나거나 괴롭힘을 당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주변에 상기시키는 것이 우리에게 좋은 일”이라고 메뉴명 변경 이유를 설명했다.
이처럼 메뉴명을 바꾼 카페는 카페 벨렘만이 아니라고 WP는 전했다. ‘르 쁘띠 페인’도 ‘캐나디아노 운동’에 참여했으며 이같은 움직임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캐나디아노 운동’은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 본사를 둔 카페 프랜차이즈 ‘키킹호스’가 “아메리카노를 캐나디아노로 바꿔 부르자”고 제안하며 시작됐다. 키킹호스는 이미 16년 전부터 자사 아메리카노 커피를 캐나디아노로 불러왔다.
아메리카노 이름의 유래를 생각하면 이같은 운동이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한 누리꾼은 “아메리카노는 이탈리아에 주둔하던 미국 군인이 에스프레소의 진하다며 뜨거운 물을 부어 먹는 데서 유래했다”며 조롱의 의미가 섞여 있다고 전했다.
다만 ‘캐나디아노 운동’ 외에도 캐나다에서 반미 감정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캐나다 시민권을 박탈해야 한다는 청원 운동에도 30만명이 서명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합성 마약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예정대로 3월 4일부터 멕시코와 캐나다에 1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거듭 밝혔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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