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중국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 미국의 자동차 관세 압박으로 매출에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활로를 찾아야 할 현대차는 옆 나라 중국에서는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이에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이 진화에 나섰다.
27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무뇨스 사장은 오는 3월 20일 예정인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지난 21일 주주서한을 공개했다. 그는 다양한 국가 자동차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고 넓혀가겠다고 말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중국’ 시장에 대한 언급이었다.
그는 “중국 시장은 초과 공급으로 대다수 자동차 제조사에 도전 과제가 되고 있다”며 “현대차와 협력사들은 시장 수요에 맞춰 생산 능력 조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제품믹스, 판매량, 브랜드 가치 향상 기회를 찾고자 심층적인 시장 분석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무뇨스 사장이 중국 시장에 대한 언급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현대차가 중국 시장에서 직면한 도전 과제를 인정하면서도 “현재 시장에서 위치를 재조정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의 정책에 편승해야 할 현대차는 갈피를 못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현대차는 12만5127대를 판매했다. 전년(24만2000대)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판매량은 2020년 44만177대, 2021년 35만277대, 2022년 25만423대로 꾸준히 감소했다. 2016년 114만2000대로 시장 점유율 4.8%를 달성할 정도였다.
현대차의 고급화 브랜드 제네시스도 중국 시장 세 번째 재진출을 맞은 지 4년째지만 악전고투하고 있다. 중국 매체 집계에 따르면 제네시스는 2021년 4월 중국 사업을 본격적으로 재개한 후 판매량은 계속 저조했다. 2021년 367대, 2022년 1457대, 2023년 1558대였다. 2024년에는 1328대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이에 중국 시장 재공략에 나선다. 특히 친환경차로 반등을 노릴 계획이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올해부터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등 신에너지차(NEV) 4종을 선보인다. 전용 전기차인 코드명 OE도 투입한다. 또 투자도 늘린다. 베이징자동차(BASIC)와의 합작법인인 베이징현대에 총 11억 달러(약 1조5884억원)를 투입한다. 중국 고객을 위한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해 인공지능(AI) 연구 개발에 중점을 둔 자회사 코모(CoMo)차이나도 중국 상하이에 설립했다.
제네시스는 중국 소비진작 정책인 ‘이구환신(以舊換新)’에 따라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현지 딜러 업체들은 적게는 6000위안(약 120만원)에서 많게는 1만2000 위안(약 240만원)의 차량 교체 보조금을 지급한다. 또 신차 출시 행사를 열고 지역별 자동차 전시회(모터쇼)에 꾸준히 참가하는 등 마케팅 활동에 나선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중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선 품질과 안전기술, 가격 경쟁력뿐 아니라 자율주행과 SDV 등 소프트웨어적 기능까지 현지 고객에게 매력적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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