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국회의장이 5일 중국 서열 3위 자오러지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을 만나 한국이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잘 극복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우 의장은 이날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자오 상무위원장을 만나 “최근 외국에서 대한민국이 불안정한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그 일(비상계엄령 선포)을 국회가 나서서 바로 막는 새로운 민주주의 역사를 만들었고, 지금은 헌법·법률에 따른 절차로 처리되고 있기 때문에 대한민국은 전혀 불안정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분단, 전쟁, 외환위기를 겪었지만, 그때마다 국민이 나서서 위기를 극복했고 식민지를 겪은 나라 중 선진국 반열에 든 유일한 나라라는 자부심이 있다”며 “어려운 과정도 잘 극복할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우 의장은 올해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관련해 “한국이 이런 어려움을 딛고 하는 첫 번째 국제회의”라며 “성공적으로 잘 마치기 위해 국회에서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꼭 참석해줄 것이라 기대한다”고 전했다.
우 의장은 중국이 지난해 12월 제주항공 참사에 위로 메시지를 보내온 것에 감사의 뜻을 표하고 지난달 중국 티베트자치구에서 발생한 강진 희생자들에게 위로를 전했다.
자오 위원장은 “중국과 한국은 이웃 국가로 응당 친척처럼 자주 왕래해야 하고, 이는 양국의 이해 증진과 신뢰 제고, 협력 추진에 이롭다”며 “양국은 지리적으로 가깝고 문화가 서로 통해 영역별 교류·협력 전개에 편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1992년 수교 이후 중·한관계는 빠르게 발전해 풍성한 성과를 거뒀고 양국과 양국 국민에게 복지를 가져다 줬고 지역의 안정과 발전을 촉진했다”고 덧붙였다.
자오 위원장은 “어지러운 국제·지역 정세를 맞아 양국은 수교의 초심을 지키면서 우호적 방향을 견지하고, 서로 신뢰하는 우호적 이웃이자 서로 성취하는 파트너로 굳게 자리매김해야 한다”면서 “소통을 강화하고 걸림돌을 제거하며 중·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가 지속적이고 건강하며 안정적 방향으로 발전하도록 추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 의장은 자오 위원장의 초청으로 이날부터 9일까지 중국을 공식 방문한다. 방문 첫 일정인 이날 회동에선 경제협력 강화와 중국 내 독립운동 사적지 보존 및 관리 방안 등을 논의했다. 7일에는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개막식에 참석해 아시아 각국 정상과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등을 만난다. 시 주석 접견 가능성도 나온다.
우 의장은 안중근기념관과 자오린공원(옛 하얼빈공원) 등 하얼빈의 항일 유적지도 방문할 계획이다. 이번 순방에는 더불어민주당 김태년·박정·김용만, 국민의힘 이헌승·배현진, 조국혁신당 신장식 의원 등이 동행했다.
베이징=송세영 특파원 sysoh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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