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이 진행된 18일 서울 서초구 서울서부지법 일대는 하루 종일 요동쳤다. 윤 대통령은 언론 카메라와 시위대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지지자들은 윤 대통령 이름을 연호하며 격앙된 감정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윤 대통령을 태운 차량이 등장할 때마다 지지자들의 환호성이 터지며 현장은 흥분의 도가니로 물들었다.
윤 대통령을 태운 법무부 호송차량은 심사가 끝난 뒤 오후 7시33분쯤 서부지법 정문 밖으로 빠져나왔다. 윤 대통령 차량이 모습을 드러내자 지지자들은 확성기를 이용해 고성을 지르며 크게 환호했다. 윤 대통령이 서울구치소로 돌아간 뒤에도 흥분이 채 가시지 않은 듯 눈물을 흘리는 이들도 보였다.
윤 대통령 지지 시위에 참여한 이들 상당수는 윤 대통령이 서울구치소로 돌아간 오후 8시 이후에도 귀가하지 않고 시위를 이어갔다. 경기도 광명에서 왔다고 소개한 대학생 이모(25)씨는 “중장년층뿐만 아니라 청년 중에서도 많은 이들이 윤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이곳에 왔다”고 말했다.
경찰과 법원 청사의 경비 강화로 한때 사그라는 듯했던 이날 시위는 심문에 직접 출석한다는 윤 대통령의 발표가 나오자 불이 붙었다. 시위 참가자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불법 수사” “이재명 구속”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일부 시위자들의 강경 투쟁으로 일촉즉발의 상황도 연출됐다. 한때 윤 대통령 지지자로 추정되는 17명이 담을 넘어 무단 침입하다 경찰에 붙잡혔다. 한 남성은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공무집행방해)로 현장에서 체포되기도 했다.
경찰은 법원 정문에서 약 100m 떨어진 인도에 1차 바리케이드를 설치해 일반 시민들의 통행을 제한했다. 법원 정문 입구 양쪽에도 2차 바리케이드를 설치했다. 또 기동대 버스로 차벽을 쌓고 시위대를 한쪽으로 강제 이동시켜 윤 대통령 차량 행렬의 동선을 확보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언론이나 지지자들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는 않았다. 윤 대통령이 탑승한 호송차는 오후 1시57분쯤 서부지법 정문에 들어선 뒤 곧바로 지하주차장으로 향했다. 심사가 끝난 뒤 서울구치소로 돌아갈 때도 들어올 때와 같은 경로를 이용했다. 이는 대통령경호처가 윤 대통령의 안전과 경호를 위해 법원에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변호인과 민원인이 이용하는 통로를 통해 내부에 들어갔으며, 법관 전용 통로를 이용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영장 기각을 요구하는 이들은 윤 대통령이 탑승한 호송차가 나타날 때마다 일제히 윤 대통령의 이름을 연호하는 것으로 지지의 뜻을 전달했다. 경찰은 이날 오후 5시 기준 서부지법 앞에 약 4만명이 모인 것으로 비공식 추산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