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막기 위해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한남동 관저 주변에 결집한 것과 관련, 더불어민주당이 2일 소속 의원들에게 비상대기령을 내렸다. 윤 대통령이 전날 관저 주변에서 집회 중인 지지자들에게 “끝까지 싸우겠다”는 취지의 편지를 보내면서 물리적 충돌 등 돌발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비한 것이다.
박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에서 “어떤 상황이 발생할지도 모르고 극단의 상황에 치달을 수 있는 위험 신호라고 판단했다”며 “체포영장 집행 관련 상황과 극우 세력들에 대한 윤 대통령의 메시지 전달이 심각한 수준이어서 의원들도 국회에서 비상 대기하고 상황을 예의주시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메시지에 대해선 “극우 세력 동원령”이라며 “‘극우 세력이여 대동단결하라, 그리고 나를 지켜달라’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이 이날 집행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럴 가능성도 분명히 있는 것 아니겠나”라고 전망했다.
정성호 민주당 의원도 같은 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대통령 체포 과정에서 상당한 물리적 충돌이 있을 가능성과 대통령이 2차 내란을 선동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느낌을 받았기에 의원들을 국회로 소집, 대책을 논의하려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전날 편지에서 “생중계 유튜브를 통해 여러분께서 애쓰시는 모습을 보고 있다”고 한 것에 대해서는 “이런 상황에서 제대로 된 언론을 통해 여론을 파악해야지 유튜브를 계속 보고 있다. 이는 대통령이 다시 2차 내란을 선동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또 “일부 유튜버들 발언을 보면 야당 국회의원들을 내란 세력으로 몰아 ‘이 내란 세력들을 우리가 모여서 체포해야 한다’고 하고, 일부 유튜버는 ‘최고 사령관(대통령)의 명령이다’라며 극단적 선동을 하고 있다”며 만약 윤 대통령이 체포될 경우 극우 지지자들이 국회로 난입할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 관저 주변에서 물리적 충돌이 빚어지거나, 격분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국회로 난입할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대비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오후에 비상 의원총회를 소집하면서 “무안공항에서 자원봉사하는 의원들을 제외한 모든 의원의 참석을 요망한다”고 공지하기도 했다.
원내 관계자는 “윤 대통령의 어제 메시지를 오독한 극렬 지지자들로 인해 어떤 상황이 발생할지 모른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둘 수밖에 없는 민감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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