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개신교 교단에서 이단·사이비로 규정한 단체들이 ‘복음의 황금어장’이라 불리는 군대와 소외계층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이들은 주로 섬김을 내세우지만, 결국은 이단 교리 전파라는 숨겨진 목적이 있는 만큼 한국교회의 적극적인 경계와 대처가 필요하다고 이단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18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주요 개신교 교단이 이단으로 규정한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회(안식교)는 지난달 충남 논산시 연무읍 안심리 모처에 ‘군 선교센터’를 착공했다. 안식교 기관지로 알려진 재림신문에 따르면 이들 단체는 육군훈련소에서 10분이 채 걸리지 않는 곳에 38억원 예산을 들여 지상 4층 규모의 군 선교센터를 짓고 있다. 3530㎡(1068평)의 대지면적에 건축면적만 403㎡(122평)에 이른다. 재림신문 보도를 보면 이 군 선교센터는 안식교 자체의 단순 휴양시설이 아닌 군 선교 시설로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또 한국교회 군 선교 단체 관계자에 따르면 하나님의교회세계복음선교협회(하나님의교회)는 최근 한 군부대에 위문 행사 개최를 수차례 제안했다. 해당 부대에선 이를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이와 유사한 하나님의교회의 포교 활동이 군 안팎에 여전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를 우려하는 교계의 목소리가 높다.
탁지원 현대종교 소장은 “군 선교는 한국교회에서 ‘복음의 황금어장’이라고 불리는 곳이지만 이는 이단에게도 마찬가지이다”며 “청년 시절은 취업이나 학업 등의 사유로 정서적으로 힘겨운 기간인데 특히 군에 있는 청년들은 사회와의 소통까지 단절되면서 불안감이 증폭돼 이단에 미혹되기 더 쉬운 환경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단·사이비 단체들은 헌법 테두리 안에서도 사회적인 논란을 종종 일으켜왔다는 점을 한국교회가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며 “장병들과 꾸준히 소통하며 그들의 필요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군선교연합기관도 즉각 사태를 파악하고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한국기독교군선교연합회(군선교연합회·이사장 김삼환 목사)는 최근 육·해·공군 군목단에 공지를 띄우고 이단 경계를 당부했다. 또 이단에 속한 장병을 군인교회 교사나 군종병으로 위촉하지 않도록 철저히 분별하자는 내용 등이 담긴 공문을 전달할 방침이다. 양재준 군선교연합회 총무는 “군선교연합회는 이단 단체의 활동을 군 관계자와 유기적으로 협조·파악해 적극적으로 조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사이비·이단들의 포교는 홀몸 어르신, 다문화·장애인 가정 등 소외계층에게도 향한다. 특히 최근 추석 명절을 맞아 지역 언론을 중심으로 이들 소외계층에게 식료품을 지원하거나 명절 잔치 등을 열며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이단들의 소식이 줄을 이었다. 이단들은 포교 목적 없이 순수한 의도로 봉사에 나선 것이라 주장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대부분 그 대상이 지역 내 소외계층을 향한 만큼 명절이면 특히 더 외로움을 겪을 이들에게 이단 교리를 자연스레 전하려는 목적이 다분하다고 지적한다.
탁 소장은 “포교로 연결 짓지 않는다는 이단들의 주장과 달리 실제로 평소보다 몇 배 이상의 포교 효과가 있는 만큼 섬김을 통해 관계를 형성한 뒤 지속해서 포교의 미끼를 던져가며 접근하려는 것이다”며 “지역 교계가 연합해 이단 정보를 지역사회와 지속해서 공유하고, 지역사회를 위한 섬김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이단들을 걸러낼 수 있도록 협조를 구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김동규 기자 kkyu@kmib.co.kr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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