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진(31·서울특별시청)-박성주(45·토요타코리아) 조가 생애 첫 패럴림픽 무대에서 값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금메달을 바라봤던 두 선수는 결승전을 마친 뒤 고개를 푹 숙인 채 아쉬움을 숨기지 못했다. 패럴림픽 여정을 마친 박성주는 단식 경기를 앞둔 ‘복식 파트너’ 장영진을 열렬히 응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장영진-박성주조는 31일(현지시간) 프랑스 사우스 파리 아레나4에서 열린 2024 파리 패럴림픽 탁구 남자복식(MD4) 결승전 피터 로바스-얀 리아포스(슬로바키아)조와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1대 3(10-12, 11-7, 7-11, 8-11)으로 패했다. 1번 시드를 받고 승승장구하며 결승까지 올랐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해 은메달을 차지했다. 성에 차지 않는 메달색이었지만 처음 출전한 패럴림픽에서 이뤄낸 결과였다.
장영진은 “내가 승부욕이 강해서 충격이 너무 컸다. 이겼던 상대에게 져서 표정 관리가 안 됐다”며 “아깝게 져서 스스로 받아들이지 못해 분했다. 파트너(박성주)에게도 죄송하다”고 말했다. 로바스-리아포스 조는 지난 7월 태국 오픈 준결승에서 3대 0으로 이겼던 상대였다.
장영진은 단식 MS3 등급 16강 경기를 남겨뒀다. 박성주는 이날 결승전을 끝으로 대회를 마쳤다. 박성주도 “정말 큰 기회가 왔는데 살리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보였다.
박성주는 크게 상심한 파트너 장영진에게 “단식까지 잘 이어갈 수 있도록 복식에서 좋은 분위기 만들어줬어야 했다. 내가 도와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말했다. 이어 “파트너(장영진)는 단식 경기가 또 있다. 내가 가장 큰 목소리로 응원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경기 직후 한참 동안 어두웠던 장영진의 얼굴도 시상식이 끝난 뒤 조금은 밝아졌다. 공동취재구역에 들어선 장영진은 자신과 파트너 박성주의 목에 걸린 은메달을 두 손에 들고 취재진의 카메라를 바라봤다.
장영진은 “단식 종목이 상당히 치열하다. 메달 획득을 목표로 잡고 있다”며 “복식 결과는 빨리 잊고 단식에 전념하겠다.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파리=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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