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홋카이도 삿포로에서 간호사 등 10여명이 유니폼으로 갈아입는 것도 직무수행에 해당한다며 병원 측에 약 4억2118만원을 청구했다.
19일 마이니치신문 보도를 보면 삿포로 기요타구 우츠쿠시가오카 병원에서 일하는 간호사와 직원 16명은 지난 15일 시설 운영자인 의료법인 후쿠부카이(北武会)를 상대로 삿포로 지방법원에 미지급 임금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출근 전과 퇴근 후 옷을 갈아입어야 하지만 이 시간에 대한 급여는 지급되지 않았다며 이에 대한 임금으로 4600만엔을 지불하라고 요구했다.
대법원은 2000년 “근로자에게 작업복을 입고 벗는 것은 직무에 필수적인 행위로서 근무시간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간호사 등이 이번 소송을 제기한 근거다.
원고 측은 옷을 갈아입을 때마다 걸리는 시간으로 출·퇴근 전후 각각 5분씩 하루 10분씩 임금을 추가로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병원 직원들은 근무시간 전 약을 준비하거나 환자의 혈액 샘플을 채취하는 등 명백한 무급 업무에 대한 급여와 심야근무 추가 수당도 요구하고 있다고 마이니치는 전했다.
소송 제기 후 삿포로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 원고는 “직장 환경 개선을 위한 노사 협상을 요청했지만 회담조차 거부당해 어쩔 수 없이 소송을 제기하게 됐다”고 말했다.
호쿠부카이는 이 문제에 대해 언급할 수 없다고 밝혔다고 한다.
전국도도부현 및 시정촌 노동조합이 올해 3월 초 발표한 조사 결과를 보면 전국 공공·국립병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사, 임상병리사, 사무직원의 78.3%가 현재 직장을 떠나고 싶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7% 포인트 늘었다.
조사 대상 1만184명 중 ‘항상’ 병원을 그만두고 싶다고 말한 응답자가 1479명(14.5%), ‘종종’ 그만두고 싶다는 사람은 2434명(23.9%)이었다. ‘가끔’ 그만두고 싶다는 직원은 4065명(39.9%)으로 이들을 다 합쳐 7978명이었다.
또 35.3%인 3590명은 기분이 침울하고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는 등 우울증 증상이 있다고 답했다.
마이니치는 “이 비율은 이전 회계연도에 실시한 설문조사보다 9% 포인트 증가한 수치”라며 “설문 조사가 시작된 2020년 같은 답변을 한 17%의 두 배 이상이었다”고 설명했다.
병원을 그만두고 싶어하는 이유는 바쁜 업무, 직원 부족, 급여에 대한 불만 등이었다. 근무시간 안에 끝낼 수 없을 정도로 일이 많다는 응답도 있었다.
전국도도부현노조 히라야마 하루키 위생의료부장은 “만성적 인력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업무량에 상응하는 인력을 확보해야 한다”며 “내년 의료비 개정에 따른 임금 인상도 공공·관영 의료기관에 반드시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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