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한 수련의가 병원에서 성폭행당한 뒤 살해되는 사건이 벌어지자 인도 전역에서 항의 시위가 이지고 있다. 전국 의사들이 참여한 1일 파업이 끝났지만 일부 수련의들은 여전히 비응급 환자 진료를 거부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힌두스탄타임스 등에 따르면 ‘전(全) 인도 레지던트 및 주니어 의사 공동 행동 포럼’은 당국의 철저한 조사를 촉구하며 72시간 동안 전국적으로 업무 중단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응급 환자를 위한 의료 서비스는 제공하지만 외래 진료나 일상적인 병동 업무는 참여하지 않을 계획이다.
인도 내 최대 의사단체인 인도의사협회(IMA)는 전날부터 24시간 동안 응급환자 대응 부서를 제외한 전 부서에서 파업을 벌였다. 파업은 이날 오전 6시를 기해 종료됐다.
이후 병원들은 정상 운영을 재개했지만 수련의들은 비응급 의료 서비스를 계속해서 거부하고 있다. 안전 확보 조치를 요구하는 것이다.
IMA는 파업을 종료하면서 나렌드라 모디 총리에게 병원 직원들이 공항과 유사한 보안 절차로 보호받을 수 있도록 요청했다. IMA는 “모든 의료 전문가는 직장에서 평화로운 분위기와 안전, 보안을 누릴 자격이 있다”고 강조했다.
인도 정부는 뎅기열과 말라리아 환자가 빠르게 늘어나는 만큼 업무에 복귀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의료 전문가 보호 개선을 위한 위원회를 구성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9일 인도 동부 서벵골주 주도 콜카타 소재 국립병원에서 한 여성 수련의가 성폭행당한 뒤 살해되는 일이 발생했다. 인도 경찰은 병원 직원 1명을 용의자로 체포했으나, 집단 성폭행이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유가족과 동료 의사들은 수사당국에 제대로 된 수사를 요구하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인도 전역에서 여성 안전을 촉구하는 시위도 잇따르고 있다. 2012년 12월 뉴델리 한 버스에서 여대생이 집단성폭행·살해된 사건과 함께 견줘지면서 당국에 대한 항의 목소리가 더 커지고 있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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