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가사관리사 100명이 한국에 입국했다. 9월부터 돌봄 현장에 투입되는 이들의 이용료는 시간당 1만3000원대로 책정됐다.
6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 대상으로 선정된 필리핀 가사관리사 100명이 이날 새벽 한국에 도착했다.
이들은 필리핀 정부가 발급한 ‘caregiving(돌봄)’ 자격증을 소지한 24~38세 이하 인력이다. 어학 능력과 범죄 이력 등을 검증·종합해 선발됐다.
이들이 주로 제공하는 서비스는 돌봄 관련 업무다. 말 그대로 아이를 돌보고 양육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이 주된 목적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쓰레기 배출, 분리수거, 성인용 음식 조리 등 돌봄과 관계없는 업무는 지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시행까지는 아직 한 달여간의 기간이 남았지만, 수요는 이미 과잉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외국인 가사관리사 희망가정 모집 신청이 시작된 지 열흘 만에 310가구가 신청했다. 전용 앱 가입자도 2500명을 넘어서는 등 초기 수요가 예상보다 높은 모양새다.
문제는 비용이다. 필리핀 가사관리사들은 한국인과 동일한 최저임금을 적용받게 된다. 올해 최저임금(9860원)을 기준으로 4대 보험료 등을 포함한 이들의 시급은 1만3000원대로 책정됐다. 즉 하루 8시간씩 한 달을 이용하면 238만원을 내야 한다. 하루 4시간만 이용해도 이용료가 119만원에 달한다. 서비스 제공업체 마진율과 최저임금 상승 등을 고려하면 이 비용은 추후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내국인 근로자는 통상 최저임금보다 높은 비용을 받고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만큼 한국인에 비해 필리핀 가사관리사의 가격 경쟁력이 높은 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일반적인 중산층 가구의 월평균 가처분소득을 고려했을 때 월 200만원을 상회하는 이용료를 선뜻 부담할 가정이 얼마나 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통계청이 발표한 올해 1분기 기준 가구당 가처분소득은 404만6185원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외국인 가사관리사 등에 최저임금을 차등적으로 적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었지만, 결국 올해 최저임금위원회에서는 돌봄업종에 대한 차등 적용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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