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 1050만명의 유명 먹방 유튜버 쯔양에 대한 협박 모의에 동참한 의혹을 받는 ‘사이버 레커’ 유튜버 카라큘라(본명 이세욱)가 사용하던 사무실 간판을 내린 것으로 확인돼 잠적설이 제기됐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카라큘라 미디어’ 사무실이 위치한 건물에서 카라큘라 사무실 간판은 지난 16일 밤 전후 철거된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해당 건물에는 카라큘라와 절친한 사이인 천호성 변호사가 함께 입주해 있었는데 돌연 카라큘라 미디어 간판만 사라진 것이다. 지난 15일 자신에 관한 논란에 해명하는 영상을 올린 이후 카라큘라의 유튜브 채널 업로드도 끊긴 상태다.
이를 놓고 일각에선 카라큘라가 잠적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쯔양과의 법적 다툼에 대비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앞서 쯔양 측은 유튜버 구제역과 전국진 등을 공갈·협박 혐의로 고소하면서 카라큘라는 일단 고소 대상에서 제외했으나 추가 의혹이 나오면 고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구제역, 카라큘라, 전국진이 사생활 폭로를 빌미로 쯔양에 대한 협박을 모의한 사실이 이들의 통화 녹취록 유출을 통해 지난 10일 세상에 드러났다. 카라큘라는 녹취 공개 이튿날 자신의 유튜브 채널 ‘카라큘라 미디어’ 커뮤니티를 통해 “두 아들을 걸고 유튜버로 살며 누군가에게 부정한 돈을 받아먹은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실제로 해당 통화 이후 구제역은 쯔양 측으로부터 ‘리스크 관리’ 컨설팅 명목으로 5500만원을 받았고 이 중 300만원은 전국진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공갈·협박 혐의에 대해선 현재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쯔양 사건으로 공론화한 ‘사이버 레커’ 문제와 관련해 이원석 검찰총장도 “수익 창출을 위해 의도적으로 허위 콘텐츠를 게시한 경우, 콘텐츠 비공개 등을 빌미로 협박·공갈 등 추가 범행이 확인된 경우 적극 구속 수사하라”고 일선 검찰청에 지시한 바 있다.
카라큘라는 쯔양에게서 직접적으로 돈을 받진 않았으나 공갈 모의에는 가담한 정황이 추가 녹취록을 통해 드러나 논란이 됐다. 또다른 녹취에서 카라큘라는 쯔양 측 관계자를 만난다는 구제역에게 “될 수 있을 때 많이 받아라. 맛있는 거만 찾지 말고 크게 가라. 빨리 해서 집도 하나 사라”고 조언했다.
이와 별개로 카라큘라는 사기 혐의를 받는 사업가 서모씨로부터 ‘언론 활동비’ ‘유튜버 후원’ 등 명목으로 2500만원을 받았다는 의심도 받고 있다. 여기에 카라큘라가 해명을 위해 공개한 녹취록이 조작됐다는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논란은 커지고 있다.
당초 부정한 돈 받은 적이 없다며 당당한 태도를 유지했던 카라큘라는 잇단 녹취록 공개 여파로 직격탄을 맞았다. 쯔양 협박 폭로가 나오기 전 129만명이었던 그의 구독자 수는 18일 오전 기준 109만명으로 급감했다. 무려 20만명이 빠져나간 것이다.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면서 ‘돈줄’도 끊겼다. 유튜브코리아 측이 카라큘라와 구제역, 전국진 채널의 수익화 중지 조치를 내린 것이다. 이에 따라 해당 채널들은 향후 유튜브에서 수익을 창출할 수 없게 됐다.
채널 수익화가 중단된 이후 지난 15일 영상에서 카라큘라는 “나름대로 억울한 부분이 있지만 오해의 소지를 불러일으킨 책임은 오로지 저한테 있다”며 뒤늦게 사과 입장을 밝혔다.
그는 “그동안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알리고 피해자를 도우며 유튜브 활동을 해 왔으나 최근 공개된 구제역과의 통화상 제 언행과 말투, 욕설은 저희 채널을 좋아해주시고 절 응원해주셨던 분들께 배신감과 분노를 느끼게 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따끔한 질타를 달게 받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쯔양을 향해서도 “아픈 과거가 공개되는 걸 원치 않은 쯔양님이 현재 너무나 고통스러워하고 계시다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 “쯔양에 대한 전후 사정을 알았다면 구제역과 그렇게 장난조로, 오해의 소지가 있을 만한 통화를 하지 않았을 거다. 모자란 생각과 가벼운 언행으로 쯔양에게 상처를 드린 점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권남영 박선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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