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부통령 후보(러닝메이트)로 J.D. 밴스 연방 상원의원이 선택되자 유럽이 공황 상태에 빠졌다. 밴스 의원은 공화당 내 대표적 고립주의 정치인으로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 등이 어려움에 빠질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폴리티코는 15일(현지시간) 유럽 국가들이 밴스 의원이 부통령 후보로 지명된 것과 관련해 트럼프 당선 시 미국이 우크라이나 대한 원조를 중단하고 대서양 안보가 우선순위에서 밀릴까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밴스 의원은 그동안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는 것에 격렬하게 반대해왔으며 유럽이 안보 문제에 있어서 미국에게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실제 그는 올해 초 상원에서 우크라이나 지원 법안을 무산시키려는 세력의 중심적 역할을 해왔다. 결국 지원은 이뤄졌지만 밴스 의원은 기자들에게 “우리는 미국이 무기한으로 백지 수표를 쓸 수 없다는 것을 유럽과 전 세계에 분명히 알렸다”고 강조했다.
그는 2월 뮌헨 안보회의에 참석해서도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평화를 위해선 우크라이나의 영토 양보가 필요하다”며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회의에 참석한 우크라이나 지도부와 면담도 하지 않았다.
밴스 의원은 4월 상원 연설에서도 “3년 동안 유럽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유럽에 대한 실존적 위협이라고 말했지만 정작 행동은 그렇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독일이 GDP의 2%라는 NATO 회원국 간 국방비 지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도 맹비난했다.
한 EU 관리는 폴리티코에 “밴스 의원의 부통령 후보 지명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 맞서 우크라이나를 지키려는 유럽엔 재앙”이라고 전했다. 또 트럼프 정부가 들어설 경우 중국을 대상으로도 보다 강경책을 쓰도록 압박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밴스 의원에 대해 재계 인사들 사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밴스 의원은 보호 무역, 엄격한 이민 규제, 더 높은 최저 임금, 더 공격적인 반독점 집행 등을 지지해 왔다.
한 대형 은행 로비스트는 “밴스가 트럼프 행정부에서 지나치게 큰 역할을 하는 것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며 “트럼프 포퓰리즘과 밴스 포퓰리즘은 같지 않다”고 우려했다.
일부는 미국 내 강경 좌파 성향의 정치인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비교하기도 했다. 한 사모펀드 투자자는 “바이든 대통령보다 낫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우리는 공화당의 버니 샌더스가 필요하진 않다”고 지적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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