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다른 이유 없이 어머니를 폭행해 숨지게 한 50대 남성에게 2심에서도 중형이 선고됐다. 피해자는 아들의 출소 후 생계를 돕고 집 안 청소까지 해주는 등 보살핌을 이어왔으나 참변을 당했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2부(설범식 이상주 이원석 부장판사)는 존속살해 혐의로 구속기소된 A씨(52)에게 징역 27년을 선고했다.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도 명령했다. 징역 22년을 선고했던 1심보다 늘어난 형량이다.
서울 관악구에 거주하던 A씨는 지난해 9월 21일쯤 주거지를 방문한 모친 B씨(78)를 이유 없이 수차례 폭행해 사망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같은 달 25일 숨진 어머니를 발견한 형의 신고로 붙잡혔다. 그는 어머니 시신 옆에서 이불을 깔고 누워 자거나 TV를 본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다른 범행으로 실형을 살고 출소해 별다른 수입이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B씨는 요양보호사로 일하며 아들에게 생활비를 주고 집을 청소해주는 등 보살폈다. 사건 당일도 B씨는 아들의 집안일을 해주러 왔다가 폭행당해 숨졌다.
하지만 A씨는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B씨가 자신에게 살해 누명을 씌웠고, 자신의 어머니도 아니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A씨는 범행을 저지른 후에도 피해자에 대한 최소한의 구호 조치 등 인간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도리도 전혀 하지 않고 수사와 공판 과정에서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운 주장으로 일관했다”며 “원심 형은 지나치게 가벼워 부당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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