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사 측 “청탁 전달 안돼”…최목사 “몰랐을 리 없다”

입력 : 2024-07-11 08:36/수정 : 2024-07-11 10:22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왼쪽 사진)과 최재영 목사.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양측이 첨예한 입장 차를 보이고 있다. 김 여사 측은 청탁 내용이 김 여사에게 전달되지 않았고 실제로 성사되지도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는 반면 최재영 목사 측은 행정관들을 통해 김 여사에게 보고됐을 개연성이 있다는 입장이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김승호)는 최근 김 여사를 보좌하는 유모·조모 행정관을 연달아 조사하고 장모 행정관에게는 서면 진술서를 받았다. 이들은 검찰 조사 과정에서 앞서 출석했던 최 목사와 서울의소리 측이 제출한 자료에 포함되지 않은 메시지 내용 등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행정관이 2022년 10월 김창준 전 미국 연방하원의원의 국립묘지 안장과 관련한 최 목사의 청탁 내용을 조 행정관에게 전달하면서 주고받은 메시지도 이 중 하나다. 최 목사가 서울 서초구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서 김 여사에게 명품가방을 전달한 지 한 달여 뒤 이뤄진 대화에서 유 행정관은 조 행정관에게 “아직 여사님께는 말씀 안 드렸고 최 목사가 저에게 문의가 왔다. 이게 가능은 한 거냐. 최 목사에게는 알아보고 연락드린다고 했다”고 말했다.

조 행정관이 “김창준 의원님이 쓰러지셨구나. 전례가 있는지 알아보겠다”고 답하자 유 행정관은 “알아보고 여사님께 말씀드리는 게 나을 것 같다”고 했다. 대화 내용으로 미뤄 김 여사에게 최 목사의 청탁이 직접적으로 전달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는 취지다.

이와 관련해 최 목사는 김 여사에게 직접 청탁하지는 않았지만 접견이 모두 유 행정관과의 소통을 통해 성사됐기 때문에 김 여사가 청탁 사실을 몰랐을 리 없다고 반박했다. 최 목사는 “김 여사에게 얘기하면 유 행정관으로부터 연락이 오는 식이었기 때문에 바쁜 김 여사 대신 유 행정관에게 청탁을 전달했던 것”이라고 전했다.

유 행정관에게 청탁을 전달한 이후인 2022년 10월 17일 조 행정관이 최 목사에게 전화해 “김창준 의원님 건으로 ‘서초동’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말씀을 전해 듣기로는 우선 절차를 좀 많이 밟으셔야 하는 상황”이라고 안내했다는 점도 청탁 전달이 이뤄진 정황이라고 최 목사 측은 보고 있다.

반면 김 여사 측은 이 통화가 단순히 안장 요건·절차를 안내하는 민원 처리 차원이었을 뿐 청탁에 대한 반응은 아니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의소리가 지난해 11월 공개한 김건희 여사가 서울 서초구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서 최재영 목사로부터 명품백이 든 쇼핑백을 받아 테이블 위에 올려놓은 장면. 서울의소리 유튜브 캡처

이 밖에도 대통령실 인사들은 최 목사가 코바나컨텐츠 사무실 앞에서 목격했다고 주장한 ‘면세점 쇼핑백을 든 대기자’는 민원인이 아닌 조 행정관이었고, 쇼핑백이 아닌 에코백을 들고 있었다며 관련 자료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최 목사가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를 비방하며 김 여사에게 접촉을 시도한 정황이 담긴 메시지 내용도 제출했다. 최 목사가 ‘치밀한 공작’의 의도를 가지고 접근했음에도 불리한 정황을 제외한 자료만 검찰에 제출했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그러나 최 목사는 ‘언더커버(잠입 취재)’를 위해 신임을 얻고자 한 것이며, 관련 대화 내용을 제출하지 않은 것은 미국에서 사용했던 휴대전화를 잃어버렸기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김 여사 측은 2023년 7월 24일 통일TV 송출 재개를 부탁하는 최 목사에게 조 행정관이 “제가 방송이 금지돼 있는 것을 방송될 수 있게끔 할 수 있는 권한은 전혀 없다. 21세기에 아무 이유 없이 깜깜이 식으로 할 수는 없다”고 답하는 통화 녹취에도 주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탁받은 직원도 거절 의사를 명확히 밝혔으므로 청탁이 성사되지 않았다는 취지다.

검찰은 향후 수사를 통해 양측 주장에 대한 사실관계를 규명하고 법리적 판단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를 상대로 실제 청탁이 전달됐는지, 직무 관련성 여부에 대한 당시 인식 등에 관해 직접 확인하는 절차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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