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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덕 봤나’…日 2대 산업 떠오른 ‘관광’

반도체·철강 앞서는 수준

도쿄. 게티이미지뱅크

관광 산업이 엔저 효과로 일본 경제의 ‘핵심 산업’으로 떠올랐다. 방일 관광객의 소비 규모는 반도체 등 전자제품 분야나 철강 수출액을 웃돌았다. 일본 산업의 기반이 제품에서 서비스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올해 1~3월 방일 관광객 소비가 연 환산 시 7조2000억엔(약 63조원)으로 10년 만에 5배 늘었다고 25일 보도했다.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10~12월 당시 연 환산 규모(4조6000억엔·약 40조원)와 비교해도 1.5배 이상 늘었다.

주요 품목의 수출액과 비교하면 자동차에 이은 2위 규모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자동차 수출액(17조3000억엔·약 151조원)의 절반 이하지만 2위였던 반도체 등 전자부품(5조5000억엔·약 48조원)이나 3위였던 철강(4조5000억엔·약 39조원)보다는 훨씬 큰 규모다.

2019년과 2023년을 비교했을 때 자동차, 철강의 수출액은 각각 45% 안팎 증가했으며 전자부품 수출액은 40% 정도 늘었다. 하지만 방일 관광객의 소비 규모는 60% 증가했다.

코로나19 이후 관광객 소비 규모 회복 수준을 타국과 비교해도 훨씬 높다. 관광백서에 따르면 23년 10~12월 주요국의 관광객 소비액은 2019년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일본은 38.8% 증가한 반면 스페인은 30.7%, 이탈리아는 16.5% 증가에 그쳤다. 미국과 싱가포르는 각각 4.3%, 1.6% 감소했다.

원인은 엔저 효과다. 엔 시세는 지난해 기준 1달러에 140.58엔으로 2019년 평균 108.98엔에 비해 20% 이상 가치가 떨어졌다. 이로 인해 일본을 방문하는 한국인도 크게 늘어난 상태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에 따르면 2022년 코로나19 규제 완화 이후 올해 5월까지 가장 많이 방일한 외국인은 한국인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방일 외국인 수는 올해 3월 사상 처음으로 월간 기준으로 300만명을 돌파했고 지난 달까지 3개월 연속 300만명을 넘었다.

미즈호 리서치&테크놀로지의 사카이 사이스케 경제조사팀 이코노미스트는 “2010년대에 기업이 국내의 제조 거점을 해외로 옮기는 움직임이 진행된 것에 더해 반도체 등의 국제 경쟁력이 저하한 것”이라며 “엔저 효과에도 수출 증가는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 지방공항에서 항공유 부족으로 외국 항공사의 증편을 받아들이지 못하거나 숙박업소 등이 구인난을 겪는 등 관광 인프라가 성장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또 관광 산업은 국제 정세에 영향을 크게 받는다는 점도 문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인기 관광지에서는 오버투어리즘도 심각해져 왔다. 추가 시장 성장을 목표로 하려면 현지 부담을 완화하는 노력도 필요하다”며 “새로운 감염증 확산 등으로 관광객이 감소할 경우 경제에 미치는 타격이 커지는 만큼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성장산업 육성도 소홀히 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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