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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식이 삼촌’ 격려받을 가치 있는 작품…안주하지 않는 배우 될 것”

첫 드라마 도전 송강호 종영 인터뷰

배우 송강호.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삼식이 삼촌’은) 지금의 트렌드화 돼 있는 엄청난 물량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드라마와는 궤가 다르다. 그래서 모험일 수도, 신선할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호기심과 의욕이 발동해 이 자리까지 오게 됐다.” 지난달 있었던 ‘삼식이 삼촌’ 제작발표회에서 송강호가 밝힌 출연 이유다. 지난 19일 전 회차가 공개된 ‘삼식이 삼촌’을 송강호는 어떻게 평가했을까.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송강호에게 이를 묻자 그는 “왜 아쉬움이 없겠나. 소재도 글로벌한 소재가 아니라 더 아쉽기도 하다”면서도 “일종의 경험이라 생각한다. 신연식 감독이 가졌던 시선은 여전히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많은 분과 공감하고 소통하진 못했지만 새로운 드라마에 대한 성향과 지표가 좀 더 넓어지는 지점에선 그래도 격려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삼식이 삼촌'의 스틸컷.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배우 송강호의 연기 인생 35년 만의 첫 드라마였던 ‘삼식이 삼촌’은 그의 말처럼 기존 OTT의 공식을 따르지 않는 작품이었다. 현대사회의 밑바탕이 된 1950~60년대를 배경으로 수많은 인물의 욕망이 치열하게 부딪히는 모습을 그렸다. 회차당 러닝 타임은 40~50분으로 짧았지만 16부작으로 구성돼 일반적인 OTT 작품들보다 길었다. 또 과거의 이야기를 그리다 현재로 오는 연출이 시리즈 내내 이어져 이해하기 어렵다는 평도 많았다.

이런 장벽들 탓에 대중적 호응을 얻진 못했지만 ‘삼식이 삼촌’은 곱씹어볼 만한 지점이 있는 드라마였다. 모두가 잘 먹고 잘사는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목표가 같았던 엘리트 청년 김산(변요한)과 그를 위해 무슨 일이든 했던 박두칠(송강호)의 신뢰와 희생, 인간적 유대는 요즘 OTT에서 보기 드문 여운을 남겼다. 지루하다는 평들 사이 배우들의 연기에 대한 호평이 나오는 건 이런 이유에서다.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삼식이 삼촌'의 스틸컷.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송강호가 꼽은 인상적인 장면 중 하나는 마지막 회차에서 박두칠이 김산 대신 죽으러 끌려가는 길에 김산을 만난 장면이다. 박두칠은 김산에게 “사실 피자 맛을 모른다. 그게 그렇게 맛있냐”고 묻고 김산은 “맛없다. 느끼하다”고 답한다. 그러자 박두칠은 “그럴 줄 알았다”며 가던 길을 마저 간다. 송강호는 “(이 장면에서) 우리가 생각했던 풍요로움이 과연 물질적인 것일까. 시루떡이 볼품없고 먹고 싶은 생각이 안 드는 떡이라도 입안에 들어가면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잖나. 풍요로운 삶은 물질적인 것보다 우리 마음속에 있는 것이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송강호는 ‘삼식이 삼촌’을 촬영하면서 드라마와 영화에서 캐릭터를 표현하는 방식이 다르다는 걸 알게 됐다고 했다. 그는 “영화가 2시간 내외로 짧은 시간 안에 인물의 서사나 캐릭터의 입체감 등을 아주 강렬하게 전달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다면, 드라마는 좀 더 섬세하고 세밀하고 체계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물리적, 시간적 여유가 있어서 좀 더 디테일에 신경을 썼다”며 “좋은 콘텐츠와 기회가 있다면 배역의 경중을 떠나 얼마든 드라마를 더 할 생각이 있다. 근데 영화를 안 한다는 건 아니다. 시나리오 안 들어올까봐 조마조마하다”고 말하며 웃었다.

배우 송강호.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송강호는 배우로서 꿈꿀 수 있는 의미 있는 기록들을 이미 세웠다. 칸영화제에서 영화 ‘기생충’이 황금종려상을 받고, ‘브로커’로 남우주연상까지. 그럼에도 송강호는 끊임없이 새로운 작품에 도전하고 있다. 그의 원동력은 뭘까. 송강호는 “본능적으로 안전한 걸 거부하는 성향이 있는 것 같다. 결과를 먼저 생각하고 움직이는 건 매력이 없고 동력이 안 생긴다”며 “(배우는) 죽을 때까지 함께 하는 동반자 같은 직업이라 새로운 모양과 새로운 이야기, 새로운 연기를 통해 자꾸 소통할 수 있는 이야기를 만나는 게 유일한 (연기의)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그에게 ‘삼식이 삼촌’은 또 하나의 새로운 경험을 준 작품으로 남았다. 송강호는 “늘 안주하지 않는다는 느낌을 드리고 싶다. 어떤 영화를 개봉해도 ‘몇백만이 들어왔다’보다는 ‘왜 저런 영화를 했을까’하는 느낌을 주고 싶다”며 “‘삼식이 삼촌’이 글로벌 소통이 덜 됐다고 했지만, OTT 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없는 형식의 드라마를 했다는, 이런 조그마한 가치라도 계속 드릴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고, 그런 노력을 끝까지 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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