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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주가 사흘째 추락…AI거품 붕괴일까, 건전한 조정일까

사흘 만에 시총 4000억 달러 증발
전문가들 “건전한 조정” 의견 내놔
일부에선 ‘제2의 닷컴버블’ 우려도

입력 : 2024-06-25 16:08/수정 : 2024-06-25 16:51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12월 6일(현지시간) 피닉스의 한 대만 반도체 제조 시설을 방문해 연설하고 있는 모습. AP뉴시스

엔비디아 주가가 3거래일 연속 크게 하락하며 한때 3조 달러를 넘었던 시가총액이 2조 달러 대로 내려앉았다. 하락세가 지속되자 엔비디아의 미래 전망에 대한 다양한 예측이 쏟아지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뉴욕 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6.68% 내린 118.11달러(16만3996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4월 19일(-10.0%) 이후 최대 하락률이다.

엔비디아 주가는 135.58달러의 최고가(종가 기준)를 기록한 지난 18일 이후 3거래일 연속 하락하고 있다. 이 기간 주가는 12.8% 떨어졌다. 시가 총액은 3조3350억 달러에서 2조9055억 달러로 감소해 시총 순위가 1위에서 3위로 내려갔다.

엔비디아 주가가 3일 연속 급락한 것은 차익 실현 매물이 대거 쏟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펀더멘털에 큰 변화가 없는 만큼 일시적 조정으로 보인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소시에테제네랄의 미국주식전략 담당인 매니쉬 카브라는 이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엔비디아 매도세를 “시장에 매우 건전한 현상”이라고 답하며, “시장 랠리가 더 확대되거나, 아직 없는 버블이 (기술주에)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도 현 상황을 ‘일시적인 숨 고르기’라고 평가했다.

금융전문 매체인 에프엑스스트리트는 “미국의 대표적인 기술주 펀드인 테크놀로지 셀렉트 섹터 SPDR 펀드(XLK)가 리밸런싱(비중 조정)에 들어가면서 엔비디아 주가 변동성이 더욱 커졌다”고 하락 원인을 분석했다. 이어 “이번 주가 하락이 인공지능(AI) 기술에 거품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프랑스와 영국 총선으로 유럽 주식의 매력이 떨어지면 AI 기술주가 상대적으로 혜택을 받을 것이며, 연준의 9월 금리 인하 기대가 더 높아지면서 주식시장이 강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봤다.

미국계 투자은행 제프리스는 엔비디아를 “왕이자 킹메이커”라고 평가하며 ‘매수’ 등급을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종전 135달러에서 15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제프리스의 블레인 커티스 애널리스트는 “엔비디아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양쪽에서 생태계를 장악하고 있고 새로운 세대의 제품 출시로 그 주도권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레이 왕 콘스텔레이션 리서치 수석애널리스트는 CNBC와 인터뷰에서 “(엔비디아 실적은) 향후 18개월에서 24개월간 꾸준할 것”이라며 “투자할만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 경기 둔화 우려가 본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시장분석업체 무어 인사이트 앤드 스트래티지의 설립자인 패트릭 무어헤드는 야후 파이낸스와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이 엔비디아의 하락세가 지속될지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엔비디아가 시장에서 갖는 지배력이 향후 6~9개월 동안 변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경기 둔화 시 투자자들은 AI 관련 지출을 줄일 가능성이 크다”라고 분석했다.

트레이드네이션의 데이비드 모리슨 수석 시장애널리스트는 “엔비디아의 급격한 상승세를 고려할 때 일부 차익 실현은 합리적이지만 계속 하락세를 보이면 다른 대형 기술 업체로 매도가 확산되는 등 전염의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에선 엔비디아가 인터넷 네트워크 장비업체인 시스코의 수순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냐는 ‘AI 거품론’도 나오고 있다. 2000년 3월 당시 시스코는 인터넷 열풍을 타고 당시 시총 1위였던 마이크로스프트(MS)를 넘어섰다. 그러나 닷컴 버블이 터지면서 주가는 80% 가까이 폭락했고, 지금까지도 2000년 고점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시총은 1905억 달러(약 264조원) 수준이다. AP통신은 “AI 열풍이 너무 과열돼 주식 시장의 거품과 투자자들의 지나친 기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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