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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인 참사 사슬 끊어달라”…대전서 오체투지 나선 가족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대전지부 관계자 등 50여명이 20일 대전시청 인근 도로에서 발달장애인 지원책 마련을 요구하며 오체투지를 진행하고 있다.

발달장애인 가족들이 ‘발달장애인 가족 참사’의 예방과 온전한 삶을 보전하기 위한 대책 마련을 요구하며 대전 도심에서 오체투지 행진에 나섰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대전지부는 20일 대전시청 북문에서 ‘발달장애인 가정 생명 보호정책 지원체계 구축 촉구 오체투지’를 진행했다.

이들은 가족에 의한 살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행위 같은 발달장애인 가족 참사가 관련 정책 및 지원체계가 극도로 부족한 탓에 끊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부모연대는 “발달장애인 가족의 반복되는 죽음의 이면에는 이들을 처참한 죽음으로 끌고 간 재난같은 삶이 있다”며 “언론에 보도된 것만 2022년 10개 가정, 지난해 10개 가정, 올해는 3개 가정이 확인됐다. 구성원이 가족을 살해하거나 살해 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18년 삭발과 삼보일배, 2022년 단식투쟁 활동, 지난해에는 부모연대 회원 수천명이 뜨거운 아스팔트 바닥에 몸을 던지며 ‘죽이지 않고 죽지 않을 수 있는 사회’를 염원했다”며 “하지만 정부와 국회는 여전히 응답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대전지부 관계자 등 50여명이 20일 대전시청 인근 도로에서 오체투지에 앞서 행진하고 있는 모습.

이들은 발달장애인 참사가 발생한 가정의 구성원들이 겪었던 일들이 남의 비극이 아닌 바로 자신들의 일이나 다름없다고도 했다.

박경화 부모연대 대전지부 동구지회장은 “발달장애인 참사 가정의 비극은 그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도 지금 그 과정에 있고 또 다른 누군가의 이야기가 될 수 있다”며 “끔찍한 상황을 반복하지 않으려면 관련 제도를 꼼꼼이 살피고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문소윤 대전장애인이동권연대 대표는 “6개월 전에도 우리는 이 자리에 모였었다. 언제까지 차갑고 뜨거운 아스팔트 위에서 이래야만 하나”라며 “장애인도 똑같은 사람이다. 모두가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지자체와 정부의 변화를 요구한다”고 호소했다.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이들은 발달장애인을 발굴하고 지원하기 위한 행정전수조사를 실시할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 또 발달장애인 가정을 위한 주거생활 서비스를 도입하는 한편 발달장애인이 자립할 수 있도록 생애주기 지원제도를 마련해달라고도 촉구했다.

집회 참가자 50여명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대전시청 주변 도로를 돌며 오체투지 행진을 벌였다. 부모연대는 다음달 2일까지 발달장애인 관련 대책 마련을 요구하며 전국 주요 지점에서 오체투지에 나설 예정이다.

대전=글·사진 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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