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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연 이국종 “의료계 벌집 터져… 전문의 없어질 것”

입력 : 2024-06-20 11:55/수정 : 2024-06-20 13:54
이국종 대전국군병원장. 뉴시스

이국종 대전국군병원장이 “이미 한국 필수의료는 초토화된 상태”라면서 의대 정원 확대로 필수의료 기피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중증외상 분야 국내 최고 권위자인 이 병원장이 의대 증원에 대한 입장을 공식 석상에서 밝힌 건 처음이다.

이 병원장은 지난 19일 대전 유성구 국립중앙과학관에서 지역 교사들을 대상으로 열린 ‘명강연 콘서트’에서 “현재 의료계는 벌집이 터졌고 전문의는 더 이상 배출되지 않아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의대 정원 확대가 필수의료 의사 확보에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 병원장은 “30년 전과 비교해 소아과 전문의는 3배 늘었고 신생아는 4분의 1 수준으로 줄었지만 정작 부모들은 병원이 없어 ‘오픈런’을 한다”며 “이런 상황에서 의대생을 200만명 늘린다고 해서 소아과를 하겠느냐”고 말했다.

이 병원장은 “‘필수의료과가 망한다’는 말은 내가 의대생이던 30~40년 전부터 나왔다”면서 “정부 정책의 실패”라고 비판했다.

그는 “지금 의사가 부족하다고 하는데 내가 전문의를 취득한 1999년에는 의사가 너무 많아 해외로 수출해야 한다고 했다. 얼마 전까지는 미용으로 의료 관광을 육성한다고 하더니 이젠 필수의료를 살려야 한다고 한다”며 “하지만 이미 한국 필수의료는 초토화된 상태”라고 말했다.

이 병원장은 필수의료 시스템부터 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해외에서 한국 같은 ‘응급실 뺑뺑이’는 상상도 할 수 없다”며 “미국은 환자가 병원에 도착하기도 전에 의사와 간호사가 대기하는 이런 시스템을 20년 전부터 갖췄다”고 말했다. 일본이 연간 1800번 닥터헬기를 띄운다면 한국은 미군 헬기까지 동원해도 출동 횟수가 300번이 채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그는 “앞으로 전문의가 배출되지 않아 사라질 것”이라며 “의료계가 몇 달째 머리를 맞대고 있어도 답이 나오지 않고 있지만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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