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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리아’ 류민석이 말하는 DK전 2세트 밴픽 대결

LCK 제공

디플러스 기아가 19일 T1전 2세트에서 난해한 밴픽을 선보였다. 트위스티드 페이트(트페)·니달리·코르키·루시안·나미, 서포터를 제외하고는 딜러 역할을 맡는 챔피언들로만 조합을 꾸렸다. 상대의 강제 이시에이팅에 당해 진 이들은 경기 내내 탱커의 필요성을 실감해야 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이재민 감독이 2세트 밴픽 뒷이야기를 밝혔다. 이 감독은 “밴픽하는 과정에서 상체와 하체를 구분하는 밴픽 같은 것들이 나오거나 한다. 그런 과정에서 유리한 곳도 불리한 곳도 있기 마련”이라면서 “그런 부분을 서로 조금씩 회피하다 보니 이런 경우가 생겼다. 선수들과 가서 다시 잘 얘기해보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상·하체 간 의견 조율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서 이 같은 조합이 완성됐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리그 오브 레전드(LoL) e스포츠의 밴픽은 양 팀이 번갈아 가며 수를 두는 두뇌 싸움이다. 디플 기아의 생소한 조합은 온전히 자신들만의 선택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서로 조금이라도 더 유리한 조합을 만들기 위해 T1과 심리전을 벌인 결과물이기도 하다. 경기 후 T1 ‘케리아’ 류민석을 만나 2세트 밴픽에서 펼쳐진 양 팀의 두뇌 싸움에 대해 더 자세히 들어봤다.

우선 탑 구도에 변화가 생겼다. 첫 세트에서 디플 기아는 아트록스를, T1은 럼블을 선택한 바 있다. 디플 기아는 1세트 1페이즈에서 세나·트페·칼리스타를 밴했는데, 2세트에서 세나·칼리스타는 똑같이 밴했지만 트페는 풀었다. 그 자리에 잭스를 집어넣었다. 잭스는 트페의 카운터 픽으로 평가받는다. 트페의 티어를 높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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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1과 류민석은 디플 기아의 밴 카드 변경을 보고 상대가 트페 대 럼블 구도를 유도한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탑 1티어 챔피언이자 앞선 세트에서 가장 빠르게 가져왔던 픽 럼블을 포기했다. 류민석은 “상대가 잭스를 밴하는 걸 보고 럼블 상대로 트페를 하고 싶어한다고 느꼈다”면서 “굳이 럼블을 고르지 않고 ‘제우스’ 최우제를 편하게 만들어주려고 했다”고 밝혔다.

디플 기아는 팀의 2번째 픽으로 트페를 골랐다. 1페이즈에서 트페·니달리·코르키로 상체 3인방을 완성했다. T1은 자신들이 자신 있어하는 애쉬를 먼저 고르고 세주아니와 트리스타나를 이어서 선택했다. 최우제의 픽은 2페이즈로 내려가서 선택하기로 했다.

2페이즈 밴픽에서도 심리전이 펼쳐졌다. 1세트 2페이즈에서 이즈리얼·루시안을 밴했던 T1은 2세트에서 이즈리얼·제리로 살짝 키를 조정했다. 비록 이기기는 했으나 1세트에서 ‘에이밍’ 김하람의 제리 플레이를 까다롭다고 여겼던 까닭이다. 류민석은 “원래는 루시안을 의식해서 밴했는데 제리가 더 귀찮은 것 같았다”고 밝혔다. 디플 기아 역시 바루스·리 신에서 바루스·럼블로 밴 카드를 바꿨다.

디플 기아는 2페이즈에서 바텀 듀오를 구성하기 위해 깊이 고심했다. 4픽으로 제리 대신 풀린 루시안을 고르고 이어서 렐, 레오나, 노틸러스를 만지작거리다가 결국 파트너 나미를 골랐다. T1은 4픽으로 최우제에게 카밀을 줬고, 마지막 픽으로는 기다렸다는 듯이 드레이븐을 선택했다. 초반에 강한 드레이븐·애쉬 조합으로 바텀 라인전 초장부터 루나미를 찍어누르겠다는 의도가 노골적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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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팀의 엇갈린 라인 스와프 평가

루나미로는 드레이븐·애쉬 조합의 다이브 압박을 견디지 못할 것으로 판단한 디플 기아는 라인 스와프 전략을 선택했다. 디플 기아 이 감독은 “상대가 바텀에서 드레이븐·애쉬라는 초반부터 강력한 조합을 뽑았다. 루시안·나미의 원활한 파밍을 위해서 라인 스와프를 했다”고 말했다.

또 “(14.11패치 이후) 탑 포탑 골드를 못 뜯게 됐지만, 초반에 드레이븐·애쉬가 다이브하면서 CS 차이를 벌리려고 하면 결국 바텀 포탑 골드를 뜯기는 건 똑같다”면서 “종종 연습에서 라인 스와프가 나온다. 예전보다 빈도가 적긴 하지만 극단적인 픽에 대응하기 위해서 나온다”고 덧붙였다.

라이엇 게임즈는 14.11패치에서 라인 스와프를 방지하기 위해 전략의 리스크를 늘렸다. 탑 1차 포탑의 첫 5분간 피해량 감소 효과는 50%에서 75%로, 포탑 철거 골드는 150골드에서 300골드로 상향했다. 라인 스와프를 시도하는 쪽에서 전보다 더 큰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셈이다.

T1은 디플 기아가 14.12패치로 진행한 경기에서 라인 스와프를 할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류민석은 “상대가 루시안을 하는 건 예상했어도 라인 스와프는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당시에 비해 너무 손해를 많이 본다. 골드를 수급해도 패치로 아이템이 많이 바뀌어서 예전만큼의 성능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하람은 초반에 아이템을 사지 않고서 바텀으로 가 T1 선수들의 위치를 대강 파악했다. 포션 없이 롱소드 1개만 산 뒤 ‘켈린’ 김형규와 함께 탑으로 가서 프리 파밍하고, 포탑 방패 철거 골드까지 챙겨 빠르게 톱날 단검을 샀다.

류민석은 “루시안·나미로서는 그게 최선의 선택이다. 그런데 카밀이 트페한테 초반에 압박을 받지 않으면 카밀도 편하다”면서 “루나미가 아이템을 뽑아도 예전만큼의 성능이 안 나온다고 생각했다. 크게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과거 30의 공격력을 보태줬던 톱날 단검은 14.1과 14.6패치에서 공격력이 각각 5씩 하향됐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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