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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 수준 처벌해야” ‘거제 교제폭력’ 피해자 어머니 국회 청원 5만명 넘어

“교제폭력, 쌍방폭행으로 수사 종결 안돼”
“면식범 스토킹 가중처벌 해야”

경남 거제시에서 전 여자친구의 집을 찾아가 폭행해 숨지게 한 20대 남성이라며 온라인에 퍼진 사진. 오른쪽 사진은 폭행 당시 전치 6주 부상을 입고 입원했을 당시 피해자의 모습.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JTBC 보도화면 캡처

지난 4월에서 발생한 ‘경남 교제폭력’ 사건 피해자의 어머니가 작성한 국회 국민동의청원 동의자가 5만명을 돌파했다. 피해자의 어머니는 교제폭력의 처벌 수위를 살인죄와 비슷한 수준으로 높여야 한다고 했다.

19일 국회 국민동의청원 홈페이지에 따르면 ‘교제폭력 관련 제도 개선 요청에 관한 청원’에 동의한 사람은 오후 4시30분 기준 5만8437명이다. 지난 14일 올라온 청원은 5일 만에 위원회 회부 조건을 충족해 소관위원회인 법제사법위원회로 부쳐졌다.

작성자는 “안녕하세요. 효정이 엄마입니다”라고 청원 글을 시작했다. 그는 “행복한 일상이 4월 1일 아침 9시 스토킹 폭행을 당했다는 딸아이의 전화 한 통으로 무너졌다”며 “20대의 건장한 가해자는 술을 먹고 딸아이의 방으로 뛰어와 동의도 없이 문을 열고 무방비 상태로 자고 있던 딸 아이 위에 올라타 잔혹하게 폭행을 가했다”고 했다.

작성자에 따르면 피해자는 폭행에 의한 다발성 장기 부전 및 패혈증으로 지난 4월 10일 사망했다.

그는 “사춘기 막내는 누나의 방을 보면 누나 생각이나 집에도 잘 들어오지 않는다”며 “ 가해자가 저희집 주소도 알고 있고 가족들의 심신도 피폐해져 결국 이사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국회 국민동의청원 홈페이지 캡처

작성자는 교제폭력에 대한 경찰 수사 매뉴얼 개선을 제안했다. 그는 “효정이는 가해자를 11번이나 신고했지만 경찰에서 번번이 쌍방폭행으로 처리해 풀어줬다”며 “가해자는 더 의기양양해져서 제 딸에게 ‘이제는 주먹으로 맞는다’ ‘너 죽어도 내 잘못 아니래’라고 했다”고 적었다. 이어 “심지어 경찰이 가해자가 구속될 때 ‘가해자 인생도 생각해달라’라고 훈계하는데 억장이 무너졌다”고 했다.

작성자는 “가해자의 범죄를 스토킹 범죄로 처리해서 피해자 보호조치를 취할 수 있었음에도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며 “수사기관에서 교제폭력을 단순 쌍방폭행으로 종결시키지 못하도록, 신고 단계에서 신변 보호조치를 적극적으로 할 수 있도록 수사매뉴얼을 전면적으로 개선할 것을 요구한다”고 했다.


작성자는 교제폭력의 양형 또한 약하다고 지적했다. 가해자는 폭행·상해치사죄로 기소되었는데 이는 고의가 없어 살인죄보다 형량이 가볍다는 것이다. 작성자는 “교제폭력처럼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하는 살인사건의 경우 가해자가 오랜 기간 악질적으로, 상습적으로 피해자를 때리다가 죽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하지만 이런 살인사건은 폭행·상해치사죄로 취급되어 감형받는 면죄부를 받고 있다”고 했다.

이어 “가해자가 합당한 처벌을 받도록 가족·연인 등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하는 폭행·상해치사 범죄의 경우 살인죄와 비슷한 형량으로 가중할 것을 요구한다”며 “비슷한 취지에서 스토킹 범죄에서 가해자가 면식범인 경우 양형을 가중할 것을 요구한다”고 했다.

작성자는 “가해자는 상해치사, 주거침입, 스토킹으로만 기소됐다”며 “사람을 죽여놓고도 형량이 3년 이상의 징역밖에 안 돼 형을 살고 나와도 가해자는 20대”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살인자가 합당한 벌을 받아 선례를 남길 수 있도록, 제2의 효정이가 생기지 않도록 관심을 가져주시길 간곡히 바란다”고 했다.

가해자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1차 부검에서 ‘사망과 폭행 사이 인과관계를 확인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경찰 조사에서 풀려났지만 정밀 부검 결과가 ‘머리 손상에 의한 합병증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으로 뒤집혀 구속기소 됐다. 피해자 부모는 딸 사망의 억울함을 알리고 다른 피해자가 없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피해자의 얼굴과 이름을 공개했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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