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나도 요즘 스포츠만 봐…정치 기피 젊은층 이해”

오바마, 틱톡·인스타그램 크리에이터와 대담
“모든 게 무자비한 전면전…냉소의 시대 직시해야”
‘그럼에도 바이든’ 호소 “영향력 발휘해달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15일(현지시간) 선거 기금 모금 행사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정치의 극단적 양극화로 인한 피로감에 공감하며 정치를 기피하는 젊은 유권자들을 “이해한다”고 밝혔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저녁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조 바이든 대선 캠프 후원 행사에 참석해 틱톡, 인스타그램 등지에서 활동하는 크리에이터들과 대담을 진행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미국의 젊은 콘텐츠 제작자들이 정치 이슈를 정면으로 다루길 꺼린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고 전했다.

오바마는 “우리는 냉소의 시대를 살고 있다.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면서 행사장에 자리한 크리에이터들을 향해 “당신을 보는, 당신의 말을 듣는, 당신의 팬들은 실제로 정치 담론을 기피한다”고 짚었다.

그의 말을 증명하듯 이날 행사에도 줄리아 로버츠, 조지 클루니 등 중년 할리우드 스타들은 여럿 참석했으나 2030세대에 어필할 수 있는 젊은 셀럽들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지난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했던 정상급 여성 래퍼 카디 비도 최근 인터뷰에서 어느 후보에게도 투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오바마도 “다 이해한다. 나도 요즘은 솔직히 (뉴스 대신) 스포츠만 본다. 모든 게 무자비한 전면전(slash and burn)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라며 점점 양극단으로 흐르는 미국 사회를 향한 뼈있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또한 사회 이슈에 피로감을 느끼고 정치 담론에서 이탈하는 젊은 유권자들을 포용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바이든은 적어도 상식적인 사람”이라고 설득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15일(현지시간) 선거 기금 모금 행사에 참석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오른쪽). AFP연합뉴스

오바마는 “여러분은 바이든이 하는 일에 전부 동의하지는 않을 수 있다. 내 임기 당시에도 마찬가지였다”며 이라크 전쟁 당시 반전 여론에 부딪혔던 오바마 정부를 가자전쟁 대응 문제로 젊은 층의 지지를 잃고 있는 바이든의 현 상황과 빗대었다.

이어 “그래도 괜찮다. 이렇게 크고 지저분하고 복잡한 나라에서는 의견 차이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바이든은 열에 아홉은 여러분의 신념에 부합하는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는 젊은 크리에이터들에게 여러 플랫폼을 적극 활용해달라는 부탁도 남겼다. 그는 “(크리에이터로서의) 영향력을 발휘해달라. (콘텐츠가) 심각할 필요는 없고, 차트와 그래프를 사용할 필요도 없다”고 당부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과 할리우드 스타 다수를 동원한 이번 행사를 통해 바이든 대선 캠프는 기록적인 규모의 정치자금을 모았다. 캠프 측은 이번 행사로 최소 2800만 달러(약 389억원)의 후원금을 모금했으며, 이는 민주당 대선 캠페인 역사상 최대 규모라고 밝혔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재임 당시 위트 있는 농담과 솔직함으로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2017년 퇴임 직전에도 60% 지지율을 유지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바이든 대통령이 지지율을 끌어모으지 못하는 원인으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같은 매력의 부재”를 지목하기도 했다. 바이든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자신이 승리한 지난 2020년 대선 때만큼은 젊은 지지층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천양우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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