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대신 3억 몰빵”… 뜨거운 엔비디아 ‘투심 폭주’

엔비디아 주가, 전년 동기 대비 3.4배↑
개미들, 지난주에만 4354억원 순매수
“최소 10% 조정 가능성” 경고

입력 : 2024-06-18 00:02/수정 : 2024-06-18 10:44
국민일보 DB

미국 반도체 회사 엔비디아의 주가가 파죽지세로 오르고 있다. ‘기쁜 비명’을 지르는 개인투자자들이 수천억원의 ‘쌈짓돈’을 싸들고 투자에 나서는 가운데 투심 과열 양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18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세이브로)에 따르면 국내 해외주식 투자자들은 지난주(10~14일) 5거래일 동안에만 엔비디아 주식 3억1542만 달러(약 4354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직전 주인 6월 첫째주(3~7일)에도 1억9447만 달러(약 2685억원)를 사들였는데, 순매수액이 1주일 만에 1700억원 가까이 늘었다.

엔비디아 주식의 인기는 급격한 주가 상승에 기인한다. 엔비디아는 전년 동기까지만 해도 38.62달러(액면분할가 기준)에 불과했지만, 지난 14일에는 131.88달러를 기록했다. 1년간 수익률이 240%를 넘어선다. 최근 한 달 동안에도 91.36달러(5월 14일)에서 44.4% 급등했다.

엄청난 수익률에 FOMO(Fear of Missing Out, 투자 유행에서 소외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를 느낀 투자자들은 급히 엔비디아에 뛰어들고 있다. ‘서학개미’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와이프를 설득해 아파트 사려고 모아놓은 3억원으로 엔비디아를 매수했다” “부모님 몰래 대학 등록금과 주택청약통장을 털어 엔비디아를 샀다” 등 과열된 조짐이 엿보이는 후기가 잇따르고 있다.

‘고위험 고수익’의 대명사로 불리던 가상화폐 시장이 주춤한 것도 엔비디아의 인기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비트코인은 지난해 9월부터 지난 3월까지 반년간 3400만원에서 1억500만원까지 급등했지만, 이후 8000만~9000만원대를 오가며 횡보하고 있다. 여기에 국내 상장 종목에 대한 대규모 상장폐지 가능성이 예고되며 투심이 흔들리는 형국이다.

엔비디아가 액면분할에 나서며 투자 접근성이 크게 개선된 점도 개미들을 유인하고 있다. 기존 엔비디아 주식은 주당 1200달러(약 166만원)를 호가했지만, 지난 10일 10:1 액면분할을 실시하며 가격이 100달러대로 낮아졌다.

다만 엔비디아 주가가 단기간에 크게 올랐다는 점에서 무리한 투자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특히 여유 자금이 아닌 신용대출 등 ‘빚투’ 자금으로 투자를 했을 경우 단기 하락 국면에 대처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거래융자 금액은 지난 13일 20조1217억원을 넘어서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제프 클린겔호퍼 손버그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엔비디아는 놀라운 기업이지만 미국 경제를 대변한다고 할 수는 없고 근본적인 전체 주식들이 미국 전체 경제를 대변해야 한다”며 “미국 주식, 특히 대형 기술주의 주가가 올해 10% 조정받을 것으로 보이며 미국 경제가 둔화하기 시작한다면 더 큰 조정도 가능하다”고 경고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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