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감세 강공’에… 당정 ‘다주택자·중산층 완화’ 카드 만지작

종부세·상속세 등 세제 전반 검토
전면 폐지 이전 단계적 완화 무게
상속세 과표·공제 조정 등도 거론


대통령실이 16일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및 상속세 전면 개편 의지를 공개적으로 천명한 것은 당정의 세제 개편 방향이 어느 정도 무르익었기 때문이다. 당정은 종부세의 경우 전면 폐지보다 다주택자 중과세 및 1주택자 부담을 낮추는 수준의 법 개정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상속세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최고 수준인 최대 50% 세율(최대주주 할증 적용 시 최대 60%)을 낮추는 방안과 더불어 과세표준·공제금액 조정 등 중산층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살펴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 부처 등에 따르면 국민의힘 재정·세제개편특별위원회(세제개편특위)는 기획재정부 등과 함께 다음 달 7일까지 5차례 토론회를 열고 종부세 및 상속·증여세 등의 세제 개편 논의를 진행할 방침이다. 지난 12일 ‘종부세 합리적 개편’을 주제로 열린 첫 토론회에선 전면 폐지에 앞서 단계적 개편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토론회에서 발제자로 나선 안종석 가온정책연구소장은 “1주택 노년층 등에 대한 과도한 세 부담 문제는 이미 상당 부분 완화된 상태”라며 “종부세뿐만 아니라 양도소득세, 취득세 등을 종합 검토해 합리적 개편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위 위원장 송언석 의원은 토론회 직후 “종부세를 폐지하거나 재산세와 통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일부에선 지방 재원이 그만큼 줄어든다는 우려가 있었다”고 말했다.

정부는 3주택 이상 다주택자에 대한 중과세율(5%)을 낮추는 방안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다만 야당이 꺼내든 ‘1주택자 종부세 폐지’는 ‘똘똘한 한 채’ 현상을 심화시킬 수 있어 신중한 입장이다. 기은선 강원대 경영회계학과 교수는 “종부세 완화가 부동산 규제 완화 또는 철폐 신호로 투기 수요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점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상속세 개편의 경우 기업 관련 세제뿐만 아니라 아파트 상속 등 중산층의 상속세제 전반을 재검토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상속세 공제한도 10억원(일괄 공제 5억원·배우자 최소 공제 5억원)을 넘어서는 재산은 상속세 납부 대상이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1억9957만원으로, 서울 아파트 1채 보유자 상당수는 상속세 대상인 셈이다. 이에 정부 등은 일괄 공제 또는 배우자 공제 금액 상향 등에 따른 중산층 세 부담 완화 효과를 검토하고 있다.

상속세율 과세표준(과표) 구간을 손질하는 방안도 논의 테이블에 올랐다. 현재 상속세는 과표 구간에 따라 1억원 이하(10%), 1억~5억원(20%), 5억~10억원(30%), 10억~30억원(40%), 30억원 초과분(50%)의 세율이 부과된다. 이에 10% 세율이 붙는 첫 과표 구간을 1억원 이하에서 더 높이는 방안이 거론된다. 다만 최고 상속세율(50%)을 낮추는 방안은 ‘부자 감세’를 우려한 야당과의 충돌이 예상된다.

세종=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X 페이스북 카카오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