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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비어가는 점포들… 광주 전통시장 ‘역대 최대 불황’

양동시장 1000개 이하로 점포 줄어
대인시장 평균 3곳 중 1곳 이상 비어

입력 : 2024-06-16 10:33/수정 : 2024-06-16 13:06

광주 주요 전통시장이 ‘극한의 불황’에 직면하고 있다. 빈 점포가 급증하고 활성화 대책은 겉돌아 상인들은 생존권 자체를 위협받고 있다고 하소연이다.

16일 각 전통시장 상가번영회 등에 따르면 지역 최대 전통시장인 양동시장 입주 점포가 2021년 1090개에서 2022년 1080개, 2023년 1074개로 힘겹게 명맥을 유지하다가 올해 들어 100개 가까운 점포가 줄지어 문을 닫았다.

시민들이 즐겨 찾는 복개상가, 닭전길 등 포함한 7개 구역 전체 점포가 처음으로 1000개 이하인 979개로 줄었다. 전국 홍어 유통량의 80~90%를 차지할 만큼 양동시장은 호남뿐 아니라 전국에서도 몇 손가락 안에 손꼽히는 곳이다.

하지만 2020년부터 몰아닥친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침체와 전반적 소비 감소, 온라인 쇼핑 시장의 급격한 성장 등 여러 요인이 겹쳐 지역경제 큰 축을 담당하는 전통시장 상권이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

그동안 전통시장 활성화 성공사례로 주자 거론된 대인시장과 남광주시장 상인들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

대인시장은 ‘남도 달밤 야시장’ 행사 때만 잠깐 북적일 뿐 매출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이로 인해 공실률이 2021년 7.5%, 2022년 18.6%에 이어 2023년 26.8%로 치솟았다. 5월 말 현재 폐업 점포는 더 늘어 전체 289곳 중 98곳(33.9%)이 빈 상황이다. 3곳 중 1곳 이상이 비어 있다.

도심지에서 영업 중인 이 시장은 2013년 문화관광형 시장, 2021년 ‘제5차 상권 르네상스 시장’으로 연거푸 선정돼 중앙부처와 지자체의 사업비를 집중 지원받아 왔지만 침체일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표적 수산물 전문시장인 남광주시장 역시 빈 점포가 2022년 16곳에서 지난해 30개로 2배 가까이 급증했다. 상인들은 “1990년대 후반 IMF 외환위기 못지않게 먹고 살기가 힘들다”며 “의료계 파업 여파로 거리가 가까운 전남대, 조선대병원 방문객이 줄어든 영향도 있지 않나 싶다”고 토로하고 있다.

2016년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 활성화 사업을 통해 재개장하면서 전국적 명성을 얻은 1913송정역도 마찬가지다. 10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이 시장은 광주송정역에서 5분 거리로 한때 방문객이 1만 명을 넘어서는 등 성황을 이뤘지만 단발성 행사에 의존하는 등 다시 침체기에 빠졌다.

1981년 문을 연 운암시장은 낡은 시장 건물을 아예 허물기로 했다. 2022년 정비사업 조합을 구성한 상인들은 지하 1층 지상 3층 대지면적 3808㎡ 상가 1개 동을 전면 철거하고 인근 토지를 포함한 5375㎡에 지하 2층 지상 32층 아파트 2개 동 154세대를 신축하는 데 동의했다.

40년 넘게 운암·동림동 상권을 주도해온 이 시장은 수년 전부터 상가 2~3층 대부분이 공실로 방치되는 등 방문객 발길이 끊겨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광주시 등은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대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으나 성과는 ‘용두사미’에 그치고 있다. 시설 현대화, 주차장 확충, 배송 서비스 지원 등을 그동안 추진했으나 전통시장 상인들은 예전의 활기를 되찾지 못하고 있다고 이구동성이다.

‘전통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특별법’에 의하면 전통시장은 점유 토지면적이 1000㎡ 이상으로 도·소매 등을 하는 점포가 50곳 이상인 유통공간이다. 광주 5개 자치구에 등록된 전통시장은 현재 30여 곳으로 백화점, 할인점 등에 밀려 해마다 영업력과 매출이 떨어지고 있다.

광주경실련 관계자는 “전통시장의 경쟁력을 높이려면 단순한 이벤트성 행사에 치중하지 말고 상인들이 마케팅 역량 강화와 함께 서비스 질 향상을 꾀하도록 교육 프로그램을 늘리고 시장별 특성을 감안한 맞춤형 특화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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