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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철 국산화 30년만에 첫 결실… 선제적 기술 개발 ‘승부수’

저탄소·친환경 고속열차인 KTX-이음. 국민일보DB

국산 고속철도차량 첫 수출은 선제적 기술 개발에 정부의 ‘지원사격’까지 더해지며 얻어진 결과물이다. 국산화에 돌입한 지 30년 만이다. 현대로템과 코레일이 우즈베키스탄 철도청과 맺은 2700억원 규모의 공급계약은 추가적인 해외 수주의 마중물 역할을 할 전망이다.

고속철 기술이 없었던 한국은 1994년 프랑스 업체 알스톰과 시속 300㎞급 고속철 도입 및 기술 이전 계약을 맺으며 국산화에 시동을 걸었다. 고속철(KTX-1) 46편성 가운데 12편성을 프랑스에서 완제품으로 들여왔고, 나머지는 이전받은 기술에 기초해 한국에서 생산했다. 당시 현대정공, 대우중공업, 한진중공업이 나눠 생산했다. 외환위기 이후 세 회사의 철도차량 생산부문을 합쳐 한국철도차량이 출범했고, 지금의 현대로템으로 이어졌다.

우즈베키스탄에 공급하는 고속철은 동력분산식이다. 동력분산식 고속철은 모든 칸에 동력기관이 설치돼 있어 차량 맨 앞, 맨 뒤에만 동력 기관이 있는 동력집중식보다 가·감속 성능, 수송 역량, 승객 안전성 등에서 뛰어나다. 동력분산식 고속철은 전 세계 고속철의 70%를 차지한다.

한국은 세계 고속철 시장에서 동력분산식이 대세로 떠오르자 2007년부터 관련 기술 국산화에 돌입했다. 2012년 최고시속 430㎞급 시험차량 ‘HEMU-430X’ 개발을 마쳤고, 이를 기반으로 현대로템은 2019년 동력분산식 고속철 ‘KTX-이음’을 출고했다. 세계 4번째 동력분산식 고속철 기술 보유국으로 올라선 것이다.

이번 수주의 배경에는 정부의 전폭적 수출 지원도 자리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에게 고속철을 포함해 대규모 교통 인프라 분야에서의 양국 협력을 요청했었다. 기획재정부와 수출입은행은 금융 지원을 하기로 결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에만 국한됐던 고속철 판매 및 유지·보수 실적을 해외에서도 쌓게 됐다. 국제 입찰에서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며 “부품 업체를 포함해 한국 철도산업의 생태계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황민혁 기자 okj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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