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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열어주고 수백만원’ 美 뉴욕, 부동산 중개 수수료 개혁 나선다

10~15% 중개료 ‘세입자 부담’
집주인이 부담하도록 개정 추진

뉴욕 전경. AP연합뉴스

미국 뉴욕시가 주택을 임차했을 때 부동산 중개 수수료를 집주인에게 물리도록 하는 안을 추진한다. 중개 수수료가 세입자에게 전가되면서 뉴욕시민은 이사 때 최대 1만 달러(약 1374만원)를 써야 할 정도로 부담이 컸기 때문이다. 다만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비용을 전가하는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반대 의견도 적지 않다.

뉴욕타임스(NYT) 등 현지 언론은 뉴욕시의회가 12일(현지시간) ‘아파트 임차 비용의 공정 법’(FARE·Fairness in Apartment Rental Expenses)에 대한 공청회를 열었다고 보도했다. 이는 부동산 중개인을 고용하는 사람이 수수료를 내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미국 내 대부분 도시에선 일반적으로 집주인이 중개 수수료를 지급하고 있다. 하지만 뉴욕에선 부동산 임차 시 중개 수수료(10~15%)를 임차인에게 물려왔다.

NYT는 임대료가 치솟는 시기에 아파트를 구하면 보증금을 포함해 첫 달에만 1만 달러(약1367만원)가 넘는 비용이 들 수도 있다고 전했다. 또 평균 임대 가격이 월 4200달러(약 574만원)인 맨해튼 아파트의 경우 수수료만 7500달러(약 1025만원)를 물어야 한다. 실제 이날 공청회에 증언한 시민 중 한 명은 “브루클린 지역에서 봤던 아파트의 월세가 1500달러(약 206만원)였지만 중개 수수료는 5000달러(약 687만원)에 달했다”고 증언했다.

뉴욕의 한 건물. AP연합뉴스

법안을 공동발의한 치 오세 뉴욕시의원은 뉴욕시민의 이사 비용이 1만 달러를 넘는다고 지적하면서 “다른 곳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착취적인 시스템이고 세입자에게 잔인하고 불공평하다”고 지적했다.

뉴욕시 가구의 3분의 2인 세입자인 만큼 해당 법안에 대한 지지율은 높은 상태다. ABC는 “공청회를 통해 많은 뉴욕 시민들은 아파트 문을 열어주고 안내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일을 하지 않는 중개업자들에게 터무니없는 수수료를 지불했던 사실을 상기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업계에선 이 법안이 수천 명의 중개인 생계를 위협한다며 반대하고 있다. 또 궁극적으로는 임대료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중개업체 브라운 해리스 스티븐스의 최고경영자(CEO)인 베스 프리드먼은 청문회에서 “매물 중 거의 절반이 수수료가 없는 아파트”라며 “아무도 중개료를 강요하지 않고 협상도 가능하다”고 했다.

뉴욕시 부동산위원회는 CBS에 “임대인이 수수료를 내야 하는 경우가 많으면 임대료만 올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택 공급을 늘리는 것이 근본적인 해법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하지만 이 법안은 민주당 내 우파 성향 시의원들을 포함해 광범위한 지지를 받고 있어 통과 가능성이 높다. 다만 에릭 애덤스 뉴욕시장은 “산업 전체를 바꾸려고 할 때는 이상주의와 현실주의가 충돌한다”며 법안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앞서 2020년 뉴욕주의회에서 통과된 임대료 보호법에 따라 중개 수수료는 금지되기도 했다. 하지만 뉴욕시 부동산위원회의 소송으로 인해 중개 수수료는 부활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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