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받은 적 없다”는 이재명의 주장…檢, 깰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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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12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대북송금 사건으로 기소하면서, 이 대표가 대북송금 관련 보고를 직접 받았는지 등을 놓고 치열한 법정 공방이 벌어지게 됐다. 이미 3개 재판을 받는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는 가중될 전망이다.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서현욱)는 앞으로 재판에서 이 대표가 대북송금 사실을 알았다는 점을 입증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보고 받은 적 없고, 경기도 공문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전결로 처리한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검찰은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의 진술, 경기도 공문 등을 종합할 때 “이 대표가 모를 수 없는 사안”이라고 본다.

이 전 부지사 1심 재판부가 김 전 회장 등 쌍방울 관계자들의 진술 신빙성을 인정해 검찰은 유리한 고지를 차지한 상황이다. 김 전 회장은 2019년 1월과 7월 방북 비용 대납 과정에서 이 대표와 두 차례 직접 통화했다고 진술했다. 첫 통화는 스마트팜 사업비 대납 결정 뒤 이뤄졌다. 이 전 부지사가 이 대표 전화를 바꿔줘 김 전 회장이 “앞으로 열심히 하겠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두 번째 통화는 이 대표 방북비 일부를 대남 공작원 리호남에게 전달한 뒤 이뤄졌고 이 대표에게 “서울 가서 인사 드리겠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김 전 회장은 또 “‘경기도 대신 비용을 내는 것을 이 대표에게 보고했느냐’고 물었을 때 이 전 부지사가 ‘당연히 그쪽에 말씀드렸다’고 답했다”고 수차례 진술했다. 재판부는 이런 진술의 신빙성을 모두 인정했다.

다만 이 전 부지사가 실제 이 대표에게 대납을 보고했는지는 1심 법원이 판단하지 않았다. 김 전 회장도 이 대표와의 통화에서 대납 사실까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이 전 부지사는 지난해 7월 이 대표 보고 사실을 검찰에서 인정했다가 진술 번복 후 함구하고 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은 지난해 9월 이 대표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이 대표 관여 정도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했다. 이 대표도 재판에서 이 같은 ‘빈칸’을 집중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거액 송금을 대납하게 했다면 정치 인생뿐 아니라 개인적 삶도 망칠 중대범죄인데 그런 범행을 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주장한다.


이 대표는 서울중앙지법 및 수원지법을 오가며 4개 재판을 받아야 하는 처지가 돼 당무 수행에도 부담이 커졌다. 이 대표는 현재 서울중앙지법에서 ‘대장동·백현동·위례 개발 특혜 및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위증교사 의혹’, ‘고(故) 김문기·백현동 관련 허위사실 유포(공직선거법 위반) 의혹’ 재판을 받고 있다. 수원지검은 현재 이 대표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도 수사 중이다.

대장동 등 사건으로 매주 화·금요일 두 차례 재판이 열린다. 허위사실 유포 의혹에 대한 재판은 격주 금요일마다 진행된다. 위증교사 의혹은 통상 한 달에 한 번 재판이 열린다. 이 대표는 대북송금 사건 재판이 추가되면서 한 주에 3~4번 법원을 찾아야 할 수도 있다. 서울 여의도 국회와 서울중앙지법 거리는 14㎞지만, 대북송금 사건이 접수된 수원지법과 여의도 간 거리는 41㎞에 달한다. 수원에서 재판받는 날은 물리적으로 당무 소화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법조계에서는 이 대표 측이 대북송금 사건을 중앙지법으로 이송 요청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이송 승인은 사건 관할 검찰청이나 피고인 주소지 등을 기준으로 이뤄져 명분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많다. 수도권 한 부장판사는 “중앙지법에서 재판 해야 할 근거가 마땅치가 않다”고 말했다.

위증 교사와 허위사실 유포 의혹은 이르면 올해 안에 1심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이 대표가 2027년 3월 대선 전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100만원 이상 벌금형이 확정되거나, 위증교사 혐의로 금고 이상(집행유예 포함) 형이 확정되면 대선 출마는 불가능해진다.

이형민 김재환 양한주 기자 gilel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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