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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훈풍에 글로벌 수요까지 폭발···K 전력 수출 탄력

美, 전력망 현대화 추진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전력기기 업계가 역대급 호황기를 맞았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수요 확대 속에 미국이 전력망 현대화 계획을 발표하는 등 기반시설 교체 수요까지 겹치며 막대한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30일 전력업계에 따르면 미국 백악관은 지난 28일(현지시간) 연방정부와 21개 주정부가 전력망의 현대화를 위해 협력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에는 송전선을 새로 건설하는 주에 연방보조금과 대출을 지원하고, 노후화된 송전선은 고압선으로 교체해 송전 용량을 늘린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기존 송전선을 업그레이드할 경우 환경영향 평가를 간소화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노후화된 전력망이 청정에너지 공급과 기후위기 대응에 걸림돌로 작용한 데 따른 조치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전력 생산 기반을 늘리고 있지만 이를 받쳐줄 전력망이 부족한 상황이다. 가동 40년 이상인 노후 송전선·변압기·차단기 비중이 60%에 이른다.

업계에서는 미 행정부의 이번 발표가 국내 기업들의 매출 확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전력업계 관계자는 “그 동안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보조금을 받은 국내 기업이 공장을 증설하는 등 민간 투자가 전력 수요와 매출을 늘렸다면, 이번 발표는 공공 투자가 창출하는 수요를 국내 전력설비 기업들이 공략할 기회”라고 말했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이번 발표를 계기로 캘리포니아, 애리조나, 뉴욕, 뉴저지 등 지역에서 진행 중인 송전망 프로젝트들이 더욱 활발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가공 송전선의 현대화뿐 아니라 지중 송전 및 배전 프로젝트의 확대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북미 시장에서 국내 기업의 존재감은 커지고 있다. LS일렉트릭의 북미 사업 비중은 지난해 14%에서 올해 1분기 17%로 증가했다. 대한전선은 지난 3월 미국에서 1100억원 규모의 노후 전력망 교체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등 1분기에만 2000억원의 누적 수주고를 기록했다. 일찌감치 설비 역량에 대한 검증이 끝난 만큼 확대된 미국 시장 수요를 끌어올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여기에 올해 상반기부터 급증한 AI 데이터센터 수요 영향으로 전력기기 업계의 호황은 장기화할 전망이다. AI 구동에 필요한 전력은 기존 검색 시스템에 비해 수십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15년 만에 도래한 이번 전력 산업의 확장 사이클은 과거보다 더 강력할 것”이라며 “이번 사이클은 교체 수요뿐 아니라 데이터센터와 신재생에너지 등 신규 수요가 함께 반영되고 있기 때문에 적어도 2029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윤준식 기자 semipr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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