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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탓만 아냐”…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의 뻔뻔 주장

지난해 5월 스스로 목숨 끊은 사회초년생
협박·폭행 등 혐의 기소된 40대 2심 재판
“피해자 이전에도 극단 선택 시도” 주장

직장 내 괴롭힘으로 숨진 고(故) 전영진씨 생전 모습. 유족 제공. 연합뉴스

지난해 5월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회초년생 사건의 가해자가 항소심 재판에서 “피해자가 이전에도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었다”며 사망 책임을 피해자에 전가하는 태도를 보였다.

30일 춘천지법 강릉지원 형사1부 심리로 열린 협박, 폭행,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 사건 항소심 첫 공판에서 피고인 A씨(41) 측 변호인은 “피해자의 사망에는 피고인의 잘못도 있지만, 피해자가 이전에도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었고 채무 독촉을 받았던 걸로 안다”고 주장했다. 피해자 사망이 A씨 괴롭힘 탓이 아니라는 취지다.

A씨 측은 이와 관련해 피해자의 금융자료와 가출 당시 112 신고 기록 조회도 신청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112 신고 기록 조회 신청만 받아들였다.

피해자인 고(故) 전영진씨 유족은 이 같은 A씨측 주장에 반발했다.

전씨 어머니는 “(영진이가) 2016~2017년쯤 가출한 적은 있지만 극단적 선택 시도는 아니었다”고 반박했고, 전씨의 아버지는 “(피의자 측에서) 유족들에게 가식적으로라도 사과 한마디 하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형 영호씨도 “A씨는 1심에서는 ‘반성한다’고 하면서도 실형이 선고되자 유족들을 죽일 듯 노려봤다”면서 “출소 후 유족에게 해를 입히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호소했다.

숨진 전씨의 첫 직장 상사인 A씨는 지난해 3~5월 피해자에게 86차례 폭언·16회 협박·4차례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이 기간 매일같이 전씨에게 “닭대가리 같은 ○○ 진짜 확 죽여벌라” “죄송하면 다야 이 ○○○아” “맨날 맞고 시작할래 아침부터?” 등의 폭언을 일삼았다. 주먹으로 전씨의 머리를 때리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결국 A씨의 괴롭힘을 견디지 못한 전씨는 지난해 5월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1심 재판부는 지난 1일 “직장 내 괴롭힘 또는 직장 내 갑질의 극단적 사례”라고 지적하며 A씨에게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이에 “형이 무겁다”며 항소했다.

항소심 다음 공판은 오는 7월 11일 열릴 예정이다.

김민경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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