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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수거 좀!” “왜 이리 안 뜯겨”… 하~ 쿠팡 프레시백

앞에 쌓여있는 쿠팡 프레시백이 수일째 수거되지 않고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쿠팡의 ‘프레시백’이 물건 개수에 비해 과하게 사용되는 등 본래의 도입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프레시백은 신선식품 배송 시 포장재 사용을 줄인다는 친환경적 목적으로 도입된 상품 배달 용기다.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프레시백이 원활하게 수거되지 않는다는 불만도 계속 나오고 있다.

서울시 성북구에 거주하는 주부 A씨(53)는 최근 쿠팡 로켓배송으로 우유 하나와 달걀 한 판, 사과 한 봉지, 케첩 하나를 주문했다가 깜짝 놀랐다. 주문한 네 품목이 다 담기고도 남을 크기의 프레시백 3개가 현관문 앞에 쌓여있었기 때문이다. 앞서 수거되지 않은 프레시백 2개까지 남아있어 총 5개의 프레시백이 현관 앞에 탑처럼 쌓였다. A씨는 29일 “주문한 물건은 네 개밖에 안 되는데 그에 비해 너무 많은 프레시백이 사용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프레시백은 쿠팡에서 주문한 신선식품 등을 담아 보내는 다회용 보냉가방이다. 고객이 물건을 수령한 뒤 빈 가방을 배송지 앞에 두면 쿠팡 배달 기사가 수거해가는 방식이다. 박스 포장을 줄이기 위해 지난 2020년 도입했다. 쿠팡은 대체한 스티로폼만 31만개로, 여의도 6.5배 면적의 땅에 연간 900만 그루의 나무를 심는 효과를 보인다고 홍보했다. 하지만 A씨의 사례처럼 불필요하게 프레시백이 사용되는 경우가 적지 않아 친환경 취지에 오히려 어긋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부 환경단체는 프레시백이 친환경적 수단으로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 허혜윤 서울환경연합 자원순환팀 활동가는 “부피가 크기 때문에 배송 차량도 더 많이 써야 하고 많은 양의 프레시백을 세척하는 과정에서의 환경오염도 무시할 수 없다”며 “보냉팩 재질은 폐기할 때 재활용이 안 되는 데다 프레시백 제작시 배출되는 탄소량이 일회용 박스 만들 때보다 더 많다”고 했다. 쿠팡 측은 물류 구조상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한다. 냉장 또는 냉동식품인지, 상온 배송 식품 인지에 따라 각각 포장하는데, 고객이 여러 물품을 주문하면 복수의 물류센터에서 오기 때문에 물품마다 프레시백이 쓰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프레시백 미수거로 인한 고객들의 불편도 계속 제기된다. 한 이용자는 “수거를 너무 안 해 가서 프레시백 대신 일회용 박스 포장으로 주문한다”는 글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려 많은 공감을 받았다. 프레시백의 삼면을 둘러싼 접착 부위 ‘찍찍이(벨크로)’ 때문에 포장을 뜯을 때마다 곤욕을 치르는 일도 많다. B씨(26)는 “여러 개 오는 날엔 5분 이상 낑낑거리며 뜯는다”며 “탈부착이 필요 없는 지퍼 등으로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친환경 취지를 살리기 위한 보완 대책을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장기적 관점에서 배송 시스템을 보완할 필요가 있고, 프레시백 회수 전담 인력을 늘려서라도 본래 취지를 살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다연 기자 id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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