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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예비군 훈련 3일?…미국은 10배” 예비군 강화하라는 美 전문가 제안 살펴보니

혜택 막대하지만 현역 같은 전력 유지하는 미국 예비군, 향토예비군제도로 시작한 한국과는 차이

입력 : 2024-05-29 18:09/수정 : 2024-05-29 18:10
“한국군에는 예비군이 많은데도 1년에 고작 3일 훈련 받는데 그친다. 군사작전을 제대로 수행하기에는 부족하다. 남한 주도의 통일이 실현됐을 때 북한 안정화 같은 상황을 감안해야 한다.”

미국의 대표적인 싱크탱크인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국방 분야 선임연구원은 외교안보 전문지 내셔널인터레스트에 지난 24일 기고한 글에서 이렇게 지적했다. 베넷 선임연구원의 기고문 제목은 ‘미국이 한국과 대만을 동시에 방어할 수 있는가?’이다. 미국만 감당하기 힘드니 한국의 예비군 전력을 강화하라는 주장이 담겼다.


베넷의 주장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미국처럼 유급 예비군 제도를 도입하라는 권고다.

“한국의 인구구조나 정치적 상황으로 봤을 때 현역병을 늘리기는 어렵다. 대신 한국군은 지금과 같은 예비군 제도와 함께 미국식 예비군 제도도 도입할 필요가 있다. 미국 예비군은 한달에 한번씩 주말 훈련을 받고 여름에는 2주간 훈련을 받는다. 한국 예비군의 10배쯤 되는 훈련량이다. 학자금을 대학원까지 지원 받는 대신, 필요할 때 즉시 현역병으로 합류할 수 있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한국의 국방비가 제대로 집행되지 않은 점도 지적하면서 예비군을 공군 전력에 투입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국방개혁2020 계획에 따르면 한국군은 2006년부터 2020년까지 621조원의 국방예산이 필요했는데, 실제로는 522조원만 집행됐다. 100조원 가까이 줄어들면서 무기획득과 인력투입이 크게 위축됐다는 지적. 한국군은 F-35와 KF-21 같은 공군 전력을 갖췄지만 대부분이 몇몇 군 비행장에 밀집해 있어, 북한군의 공격이 집중될 수 있다. 이를 민간 비행장으로 분산배치하고 예비군들이 운영하면 효과적이라는 제안이다.

미국의 예비군 분류 (자료:한국국방연구원)

모병제 중심인 미군의 예비군 제도는 징병제인 한국과는 크게 다르다. 예비군의 종류도 다양해서 언제든지 현역으로 동원될 수 있는 전력인 긴급예비역(Ready Reserve), 훈련은 받지만 즉시 편성은 되지 않는 대기예비역( Standby Reserve), 20년 이상 복무 한 뒤 제대한 60세 미만의 퇴역예비역(Retired Reserve) 등으로 나뉜다.

편성되는 부대도 정규군부터 주방위군 국경수비대까지 다양하다. 이 중 베넷 선임연구원이 언급한 ‘훈련된 예비군’은 긴급예비역 중에서도 선발예비역에 해당한다. 이들은 언제든지 전투에 투입할 수 있는 전력을 유지하도록 훈련을 받고, 현역에 못지 않은 혜택도 있다. 선발예비역들은 이라크전 등 실제 전쟁 상황에도 투입될 정도다. 미군 전력에서 선발예비역이 차지하는 비율이 36%에 이른다.

미국 매사츄세츠주의 주방위군 모병 한글 광고.

예비군으로 분류되는 주방위군의 예를 보면, 미국 동부 매사츄세츠주 방위군은 10주간의 기초 훈련을 마친 뒤 보직훈련을 수료하면 연간 39일의 훈련을 받으면서 각종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시민권 부여와 학자금 지원뿐만 아니라 입대보너스, 건강보험, 근무수당 등을 예비군 신분으로 받는다.


1961년 향토예비군법 제정으로 시작된 한국의 예비군제도는 “내 고향은 내가 지킨다” “싸우면서 일하고 일하면서 싸운다”는 구호처럼 지역 방어에 해당하는 일종의 시민군 자위조직 개념이 강하다. 미군의 긴급예비역처럼 유사시 전투에 투입되는 동원예비군(병사는 전역 4년차, 부사관 이상은 전역 6년차까지)이 있지만 연간 3일의 훈련을 받는게 고작인데다, 지급되는 보상도 하루 7만1000원 수준이다. 대부분의 동원예비군들이 직장과 자영업 등 으로 생계를 꾸려야 하는 상황이어서 훈련량을 늘리는데에는 어려움이 있다.


국방연구원에 따르면, 미국의 예비군 전력은 선발예비역 81만명을 포함해 약 120만명에 이르고, 예비군 전력 유지를 위해 쓰는 돈이 전체 국방비의 9%에 이른다. 한국군은 예비군이 300만명에 이르지만 실제 훈련은 연 3일, 예산은 국방비의 1.2%에 불과하다.

김지방 디지털뉴스센터장 fatty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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