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훈련병 동기의 가족입니다” ‘더캠프’ 항의글

박안수 육군 참모총장이 군기훈련 중 숨진 훈련병의 빈소가 마련된 28일 오후 전남 한 장례식장에서 조문을 마친 뒤 육군 버스에 타고 있다. 오른쪽은 '더 캠프'에 게시된 이번 사건 관련 글. 뉴시스, 더 캠프 캡처

육군 12사단 훈련병이 군기훈련(얼차려)을 받다가 쓰러져 이틀 뒤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훈련병 커뮤니티 ‘더 캠프’에 항의 글이 쇄도하고 있다. 12사단에 가족을 보낸 이들은 숨진 훈련병에 애도를 표하며 “해당 부대 측의 공식 입장을 촉구한다”고 적었다.

29일 더 캠프에는 숨진 훈련병을 안타까워하는 내용의 글이 다수 게시됐다. 한 작성자는 자신이 12사단에 동생을 보낸 사람이라고 밝히며 “소식을 들은 날부터 걱정과 슬픔의 연속”이라고 적었다.

이 작성자는 “제 동생은 숨진 훈련병과 같은 날 입대했다”며 “입대식 날 대대장은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이라며 5주간 모두 건강하게 훈련받고 달라진 아들들의 모습을 수료식에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러나 열흘도 채 되지 않아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졌다”며 “12사단은 26일 오후 7~8시쯤 더 캠프에 게시글 2건을 올린 것 외에는 그 어떤 입장 표명이나 설명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작성자가 캡처해 올린 게시물 2건에는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나머지 훈련병들은 건강하게 신병교육을 받고 있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작성자는 “27일 오후 8시쯤 남동생에게 연락이 왔다”며 남동생의 휴대전화로 소대장과 부모님이 간단한 대화를 나눴지만 의례적인 말뿐이었다고 했다. 이후 남동생은 작성자에게 사고 당시 상황을 전해줬다고 한다. 남동생은 ‘6명이 얼차려 받는 걸 봤는데 무척 힘들어 보였다’ ‘그러다 1명이 쓰러진 것을 봤다’ ‘분위기가 안 좋다’ 등 이야기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작성자는 “사망한 훈련병이 쓰러지는 모습을 제 동생뿐만 아니라 주변 동기들도 봤다고 한다”며 “숨진 훈련병이 도대체 무엇을 그리 잘못했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뉴스를 통해 전해지는 소식이 아닌 12사단 신병교육대 측의 공식적인 입장 발표를 요구한다”고 했다.

육군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후 5시20분쯤 강원도 인제군 12사단 신병교육대에서 군기훈련을 받던 훈련병 6명 중 1명이 쓰러졌다. 쓰러진 훈련병은 민간병원으로 응급 후송돼 치료를 받았으나 상태가 악화해 25일 오후 사망했다. 이른바 ‘얼차려’라고 불리는 군기훈련은 규정과 절차에 따라 이뤄져야 하지만, 숨진 훈련병은 완전군장 상태로 구보(달리기) 등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규정에 따르면 완전군장 상태에서는 걷기만 지시할 수 있다.

육군은 이번 사건에 대한 민·군 합동조사를 마치고, 중대장과 부중대장의 업무상과실치사 및 직권남용가혹행위 혐의 사건을 지난 28일 강원경찰에 수사 이첩했다. 경찰은 함께 훈련을 받았던 5명을 대상으로 참고인 조사를 진행하고, 현장 조사를 실시하는 등 당시 상황을 철저히 수사한다는 방침이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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