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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개입된 가혹 행위였나… 경찰, ‘얼차려 중대장’ 조사 착수

박안수 육군 참모총장이 28일 전남 나주시의 한 장례식장에 마련된 군기 훈련 중 사망 훈련병 빈소를 찾아 조문을 마친 뒤 생각에 잠겨 있다. 뉴시스

최근 육군 훈련병이 군기 훈련(얼차려)을 받다 사망한 사건을 넘겨받은 경찰이 수사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해당 사건이 훈련 중 일어난 피치 못할 사고인지, 지휘관(중대장)의 개인감정이 개입된 가혹 행위인지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29일 경찰에 따르면 전날 군 당국으로부터 훈련병 사망 사건을 넘겨받은 강원경찰청은 숨진 훈련병에게 완전 군장을 멘 채 뜀걸음과 팔굽혀 펴기를 하도록 한 중대장 등 간부 2명에 대해 업무상 과실 치사 및 직권 남용 가혹 행위 혐의를 조사하고 있다. 강원경찰은 군 당국에서 이첩된 사건 기록과 사건 당일 진행한 현장 감식 내용 등을 토대로 진위를 가려낼 계획이다.

중대장과 함께 이첩된 다른 간부는 군기 훈련 당시 현장에서 이를 집행했던 부중대장으로 알려졌다. 사건에 연루된 중대장과 부중대장은 지난 27일부로 직무에서 배제됐다. 강원경찰은 중대장과 부중대장을 핵심 참고인으로 불러 위법 행위에 대한 사실 여부를 가려낼 전망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지난 27일 사망한 훈련병을 부검한 뒤 ‘외관상 특별한 지병이나 사망 원인을 확인할 수 없다’는 구두 소견을 군 당국과 경찰에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종 부검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한 달가량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육군에 따르면 숨진 훈련병은 지난 23일 오후 5시20분쯤 강원도 인제의 모 부대에서 군기 훈련을 받았던 6명 중 1명이다. 쓰러진 뒤 민간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상태가 호전되지 못하고 이틀 만인 지난 25일 사망했다. 이송 당시 훈련병은 고열과 다발성 장기 손상 등으로 중증 상태였다. 근육형성지표(CPK) 수치는 무리한 운동으로 근육이 손상되는 ‘횡문근융해증’에 해당하는 정도였다.

사망한 훈련병은 해당 중대장의 지시에 따라 완전 군장을 멘 상태로 연병장을 뛰고 팔굽혀 펴기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 당국의 군기 훈련 규정은 완전 군장 상태에서는 걷기만 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지켜지지 않은 것이다. 육군은 숨진 훈련병이 군기 훈련을 받은 이유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지만 ‘밤에 안 자고 떠들었기 때문’이라는 것이 해당 부대 관계자를 통해 알려졌다.

군 당국은 “조사 과정에서 군기 훈련의 규정과 절차에서 문제점이 식별됐다”면서 경찰에 사건을 넘긴 이후에도 진실 규명을 위해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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