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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나랑 점심 먹으려면 340억”… 선 넘은 후원 압박

입력 : 2024-05-29 08:48/수정 : 2024-05-29 15:59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 법정에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부유층 기부자들에게 식사를 함께하는 대가로 2500만 달러를 요구하는 등 천문학적인 금액 후원을 노골적으로 압박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선에 성공하면 감세 등 기업가들이 원하는 정책을 펼치겠다고 강조하며 지원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WP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달 초 뉴욕의 고급 호텔에서 미국 최고 기부자들을 초청해 모금행사를 열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한 사업가가 자신의 대선 캠프에 100만 달러를 기부했다며 점심을 함께하고 싶다고 요청한 사례를 소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참석자들에게 해당 사업가의 요청을 거절했다고 언급하며 “여러분은 2500만 달러는 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에 200만~300만 달러 정도를 후원한 또 다른 기업가도 언급하며 “2500만~5000만 달러 정도는 지원해야 매우 기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참석자들에게 “7개월 뒤에는 감세 혜택이 만료되고,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를 연장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는 세금이 4배나 올라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러분들은 역사상 최대의 세금 폭탄을 맞을 것”이라고 압박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달 초 플로리다 마러라고 자택을 찾은 석유회사 경영진들에게도 고액 후원을 요구했다. 그는 자신이 재선에 성공하면 바이든 행정부의 환경 규제를 폐기하겠다고 약속하며 10억 달러의 지원을 요청했다고 WP는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들에게 자신의 정책으로 피할 과세와 규제를 고려하면 10억 달러 지원은 ‘좋은 거래’라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만난 뒤 석유업계 경영진들은 실제로 그의 요구를 들어줄 수 있는지를 논의했다고 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석탄 재벌인 조 크래프트의 켄터키주 자택에서 열린 모금 행사에 참석해 “1000만 달러를 기부하지 않으면 10분 이상 함께 하지 않는다”는 농담을 반복했고, 또 다른 기부자 모임에서는 자신과 사진을 찍고 싶으면 더 많이 기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WP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누가 얼마나 후원금을 냈으며, 어떤 집단들이 고액 수표를 그에게 지원하고 있는지를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며 “트럼프는 감세나 석유 프로젝트 인프라 승인 등 기타 호의적인 정책을 약속하는 발언을 한 뒤 곧바로 모금요청을 한다”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그러면서 “캠프나 공화당이 합법적으로 개인에게 받을 수 있는 금액보다 더 많은 돈을 요구해 연방선거자금법의 한계를 시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법적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개인에게 3300달러 이상 정치자금을 후원받을 수 없다. 슈퍼팩은 무제한 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구체적인 금액을 요청할 수는 없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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