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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스라엘 ‘바이든 레드라인’ 넘었나 조사 중”

이 라파 난민촌 공습, 최소 45명 사망
국제사회 비난…네타냐후 “비극적 실수”
美서도 ”바이든 레드라인 불분명” 지적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알링턴 국립묘지에서 메모리얼 데이 기념식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의 난민촌을 공습해 최소 45명이 사망했다. 국제사회의 비난이 빗발치는 가운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비극적 실수’로 규정했다. 미국 정부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대규모 라파 공격을 억제하기 위해 그어놓은 ‘레드라인’을 이스라엘이 넘었는지 여부를 평가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27일(현지시간) 크네세트(의회) 연설에서 “우리는 라파에서 전쟁과 무관한 주민 100만명을 대피시켰다. 최선의 노력에도 비극적 실수가 있었다”며 “이번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 전쟁과 무관한 사람들이 다치는 것은 비극”이라고 말했다.

앞서 하마스 측 가자지구 보건부는 전날 라파 서부 탈알술탄 난민촌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노인과 여성 23명을 포함해 최소 45명이 숨지고 249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이 난민촌은 이스라엘군으로부터 인도주의 구역으로 지정돼 지난 6일부터 피란민 수천명이 머물던 곳이다. 이스라엘군은 국제사법재판소(ICJ)가 ‘라파 공격 중단’ 긴급명령을 내린 지 이틀 만에 이번 공습을 단행했다.

민간인 수십 명이 숨지는 참극이 발생하자 미국 정부도 난처해졌다. 백악관은 이날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 명의 성명에서 “이스라엘에 하마스를 공격할 권리가 있다. 이번 공격으로 하마스 고위 테러리스트 2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분명히 밝혔듯 이스라엘은 민간인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예방 조처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백악관의 이런 성명은 서방 동맹국들의 강경한 반응과는 결이 다르다.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장관은 “경악했다. 가자지구에 안전한 곳이 없다. 공격이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했다.

다만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의 레드라인을 이스라엘이 넘었는지 여부를 평가하고 있다고 악시오스가 전했다. 한 관리는 “이번 사건으로 바이든 대통령이 가자지구 전쟁에 대한 정책을 바꿔야 한다는 정치적 압력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3월 MSNBC방송 인터뷰에서 라파에 대한 이스라엘의 대규모 공격을 레드라인으로 규정했고, 최근에는 “이를 넘으면 공격무기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경고했다. 다만 그 기준이 불분명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세라 제이컵스 민주당 하원의원은 “우리가 지금 목격하는 것과 바이든 대통령의 레드라인에서 차이가 무엇인지 분명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철오 기자,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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