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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 난민촌 공습에 국제사회 비난…레드라인 논란 가열

조 바이든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메모리얼 데이 기념일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제사회가 수백 명의 사상자를 낸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라파 난민촌 공습을 일제히 비난하고 나서면서 조 바이든 행정부가 난처한 상황에 몰렸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규모 라파 공격을 ‘레드라인’으로 설정한 상태여서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지원 중단 압박이 더 커질 것으로 분석된다.

백악관은 27일(현지시간)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 명의 성명을 통해 “전날 라파에서 무고한 팔레스타인 주민 수십 명이 사망한 이스라엘 공습에 따른 이미지가 매우 가슴 아프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를 공격할 권리가 있고, 이번 공격으로 하마스 고위 테러리스트 두 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NSC는 다만 “분명히 밝혔듯 이스라엘은 민간인을 보호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예방 조처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백악관 성명은 서방 동맹의 강경 반응과는 결이 다르다.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장관은 이번 공격에 대해 “경악했다. 가자에는 안전한 곳이 없다”며 “이런 공격은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멜라니 졸리 캐나다 외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팔레스타인 민간인을 살해한 라파 공습은 섬뜩하다. 우리는 이스라엘의 라파 작전을 지지하지 않는다”며 즉각적인 휴전을 요구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많은 난민이 사망했다”며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폴커 투르크 유엔 인권 최고 대표는 이스라엘군이 유엔 국제사법재판소(ICJ)의 반대를 무시하고 난민촌을 공습한 것에 대해 공포를 느낀다고 말했다. 유엔 안보리는 이번 공습과 관련해 28일 긴급회의를 열기로 했다.

일각에선 바이든 대통령의 레드라인 발언이 미국 대응을 꼬이게 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3월 MSNBC 인터뷰에서 반전 여론이 거세지자 라파에 대한 이스라엘의 대규모 공격을 레드라인 규정했고, 최근에는 이를 어기면 공격 무기 등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후로 이스라엘의 라파 공격이 있을 때마다 레드라인 논란이 불거지고, 미국이 공습을 용인한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14일 이스라엘이 라파 진격을 지속하는 상황에 대해 “아직 레드라인 넘지 않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세라 제이컵스 민주당 하원의원은 “우리가 지금 목격한 것과 바이든 대통령이 말한 레드라인 차이가 무엇인지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백악관은 이번 이스라엘 공습이 바이든 대통령이 언급한 레드라인 넘은 것인지를 평가하고 있다고 악시오스가 보도했다. NSC 대변인은 “우리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평가하기 위해 현장에 있는 이스라엘군(IDF)과 파트너들을 적극적으로 접촉하고 있으며 IDF가 조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이해한다”고 악시오스에 말했다.

다른 관리는 “현재 상황이 미국의 조치가 있어야 하는지 결정하기 위해 백악관은 정확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파악하는 과정”이라며 “이번 사건으로 바이든 대통령이 가자지구 전쟁에 대한 정책을 바꿔야 한다는 정치적 압력이 증가할 것 같다”고 말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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