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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가구 4분의 1은 적자 살림… 정부 역대 최대 지출도 ‘무소용’


지난 1분기 전체 가구 중 4분의 1 이상은 남는 벌이가 없는 ‘적자 가계부’를 쓴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올해 초 역대 최대 규모의 재정을 투입했지만 가계 살림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모습이다.

26일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1분기 적자 가구 비율은 26.8%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1% 포인트 늘었다. 2년 전인 2022년 1분기(23.5%)에 비하면 3.3% 포인트나 오른 수치다. 적자 가구란 전체 소득에서 세금·사회보험료 등 비소비 지출을 제외한 처분가능소득보다 소비 지출이 많은 가구를 의미한다. 1분기에는 4가구 중 1가구 이상이 벌어들인 소득 이상을 지출했다는 뜻이다.

중산층과 고소득층도 ‘적자 살림’에서 예외는 아니었다. 1분기 소득 4분위(상위 20~40%)의 적자 가구 비중은 18.2%로 1년 전보다 2.2% 포인트 늘었다. 소득 상위 20% 이내에 해당하는 5분위 가구 중에도 9.4%가 적자를 기록해 같은 기간 적자 가구 비중이 0.6% 포인트 증가했다.

문제는 정부가 1분기 재정을 집중적으로 투입했음에도 이런 결과가 발생했다는 점이다. 1분기 정부 총지출은 본예산의 32.3%에 달하는 212조2000억원으로 역대 1분기 가운데 최대 규모를 경신했다. 특히 3월 총지출 85조1000억원은 월간 기준으로도 역대 최대였다. 반면 세수 상황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분기 국세수입은 84조9000억원으로 대규모 ‘세수 펑크’가 나타난 지난해보다 2조2000억원 줄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주요 대기업이 지난해 영업손실로 법인세를 내지 않은 여파다. 지출과 수입 간 불균형이 발생하면서 나라살림을 나타내는 관리재정수지는 3개월 만에 75조3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지금대로라면 하반기 경기 하강에 대응할 재정 여력이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분기 1.3% ‘깜짝 성장’에도 불구하고 한국은행 등 주요 기관은 한국의 올해 성장률을 2.5~2.6%로 전망하고 있다. 하반기보다는 상반기 성장 폭이 큰 ‘상고하저’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향후 재정 지출 소요가 급증하는 점도 재정 당국에는 근심거리다. 대통령실은 최근 국가 연구·개발(R&D) 대상 예비타당성조사를 전면 폐지하고 투자 규모를 대폭 확충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3일에는 8조원 재정 지원을 포함한 26조원 규모의 반도체 생태계 종합 지원 방안도 발표했다.

세종=이의재 기자 sentin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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